"죽기 전에 은퇴자금이 먼저 바닥나면 어떡하지?" 은퇴를 상상해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품어봤음직한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평균 기대수명이 81세로 높아졌으나 민간기업의 실제 은퇴시기는 53.7세 수준인 상황에서 은퇴 후에도 20~30년 넘는 긴 세월을 보내야 한다.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25일 메트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망 전에 은퇴자금이 먼저 사라지는 '은퇴파산'을 맞이한다면 장수가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수 있다"며 다음의 3가지 수칙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은퇴 초기에 그동안 모은 돈을 집중 관리해야 한다. 김 연구원은 "은퇴 첫 10년 동안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목돈을 굴려야 하므로 신중하고 안정적인 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익형부동산이나 월지급식펀드 등 중위험·중수익 투자가 적절하다.
김 연구원은 "오르는 물가까지 은퇴자금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분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식료품, 여가, 의료 등의 소비 비중이 젊은층보다 높기 때문에 체감 물가상승률이 더 높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가령 은퇴 후 매년 1000만원씩 쓴다면 두번째 쓰는 돈은 실질적으로는 1000만원에 그 해의 물가상승률을 더한 액수가 된다. 인플레율이 3%라면 두번째 해에는 1030만원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베이비부머 창업은 거듭 신중을 기해야 함을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자영업 창업자 중 절반은 3년 후 폐업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며 무작정 트렌드를 좇아 프랜차이즈 창업 등을 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찾고 면밀한 준비를 거쳐 도전할 것을 권했다.
김 연구원은 교보생명, 우리투자증권 등을 거쳐 2008년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에 입사했다. 올해 1월 미래에셋은퇴연구소로 명칭을 바뀐 뒤 본격적으로 각종 은퇴 준비 관련한 리서치를 수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