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부모는 스마트폰 때문에 걱정이다. 아이가 잠에서 깨는 순간부터 다시 잠자리로 돌아가는 시간까지 손에서 놓지 않는다고 심각해한다. 궁여지책으로 아이가 뭔가 잘못을 저지르거나, 싫어하는 어떤 것을 지시하고 싶을 때 스마트폰 압수 혹은 사용정지의 협상카드로 여긴다. 효과? 당연히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자녀와의 관계 악화라는 혹만 붙이기 십상이다.
10대는 스마트폰을 특별한 기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히 있어야 할 도구다. 그들에게 PC는 낡은 도구며, 웹은 번거로움이 동반된 인터페이스(Interface)에 불과하다. 반면 스마트폰은 통화의 도구가 아니라 관계 유지에 수반되는 생활의 일부며, 모바일은 자신들이 활동해야만 하는 일종의 장이고 놀이터다. 스마트폰을 2G폰으로 바꾸라는 건 그들만의 사회생활을 중단하라는 말과 같다.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마케팅 도구(제품이 1,000만대 판매되는 것을 기준으로 잡을 때)가 된 건 4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 동안 어른들은 PC 수준의 학습과 적응을 했고, 아이들은 LTE 속도로 받아 들였다. 공부든 운동이든 아이들의 습득이 어른보다 월등하다는 일반론으로 그 배경을 말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그들에게는 이미 디지털 도구를 학습했던 부모의 DNA가 있기 때문이다.
또, 부모의 잘못된 개인주의 역시 이 사태에 책임이 있다. 우리는 자녀를 외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과열된 교육 안에 감시하기 위해서, 누적된 피로에 놀아주기의 고된 시간을 줄여보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쥐어줬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스마트폰으로 SNS를 비롯해 각종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이 순간도 그럴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부모는 결코 자녀에게 독서습관을 가르칠 수 없다. 부지런하지 않고, 청결하지 않은 생활을 하면 자녀는 자연스럽게 따라 익힌다. '자식은 거울에 비친 부모'라는 말이 있다. 스마트폰 중독의 핵심이 무엇인지, 올바른 처방이 어떤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하나 더, 격리가 최선이라는 생각도 버리길 바란다. /인터패션플래닝 대표이사 박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