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나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가 영화 전문가들로부터 일반 상영이 가능하다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제작사인 김기덕필름은 26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시사실에서 기자·평론가·영진위 관계자 등을 초청해 국내 개봉 가능 여부를 묻는 찬반 시사회를 열었다. 상영 직후 투표를 실시했고, 109명에게 배포된 투표 용지 중 107장이 회수됐으며 93표의 찬성을 얻었다. 반대는 11표, 기권이 3표였다. 영화를 본 관계자의 86.9%가 국내 일반 성인 관객이 이 영화를 봐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나타낸 것이다.

앞서 김기덕필름 측은 이날 시사회에서 30% 이상의 반대표가 나오면 재심의 결과와 관계 없이 국내 상영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뫼비우스'의 김순모 프로듀서는 "투표가 (국내 일반 개봉의) 법적인 근거가 되지는 않지만 영화를 만든 우리의 고민을 이해해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성인이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의 영화로 인정해 준 것 같아 편안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첫 심의에서 아들과 어머니의 성관계 장면 등을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내렸다. 제작사는 1분14초 분량의 20여 컷을 삭제해 재심의를 신청했지만 16일 두 번째 심의에서도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 또 2분 넘는 분량을 추가 삭제해 세 번째 심의를 신청했고, 결과는 다음달 초에 나온다.

이날 상영된 버전은 1차 삭제본으로, 다음달 말 열리는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는 무삭제 버전이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한편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가 25~26일 홈페이지에서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관련 설문조사에서 실명이 확인된 7844명 중 79%(882명)가 제한상영가 판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유순호기자 su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