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지배력 남용 비판에 휩싸인 '포털 공룡' 네이버가 화해의 손을 결국 내밀었다. 하지만 '앙꼬없는 몸짓'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네이버와 라인 등을 운영하는 NHN은 29일 '국내 인터넷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방안 발표회'를 열고 ▲상생 협의체 구성 ▲표준계약서 도입 ▲1000억원 규모 벤처 창업·문화 콘텐츠 펀드 조성 ▲검색 광고 개선 등을 골자로 한 대책을 발표했다.
김상헌 NHN 대표는 "네이버의 가장 큰 문제는 파트너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못하고 성장만 생각한 점"이라며 "늦게나마 상생의 가치를 자각하고 소통 채널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대책안에 따르면 NHN은 '네이버 서비스 상생협의체와 '벤처기업 상생협의체(가칭)'를 구성해 업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또 '서비스 영향 평가 제도'와 '표준계약서 제도'를 도입해 콘텐츠 사업자들이 불이익 없는 공정한 조건에서 네이버와 거래하도록 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네이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검색 광고 표시를 개선해 이용자들이 '광고'와 '정보'를 혼동하지 않도록 조정하기로 했다.
현재 네이버 검색 광고 서비스는 독과점과 불공정거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조사를 받는 중이다.
이밖에 NHN은 총 1000억원 규모의 '벤처 창업 지원 펀드'와 '문화 콘텐츠 펀드' 조성, 타 포털사와 불법 유해 정보 차단 협력, IT콘텐츠 해외 진출 지원 등의 대책을 소개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개선안들은 큰그림을 그린 것에 불과할 뿐 구체적인 실행안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이 이른바 '네이버법'을 만들겠다고 하고 주요 언론이 연일 네이버 특유의 가두리 방식 사업 '때리기'에 나서자 다급한 마음에 두루뭉술한 처방을 내놓았다는 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NHN의 상생방안을 접한 한 벤처 기업 대표는 "펀드, 표준 계약서, 협의체 등을 만들 시간에 우리가 하는 사업에서 철수하는 게 더 확실하고 빠른 해결책이다. 뜬구름 잡는 듯한 상생안을 내놓은 것 자체가 '윈윈'의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얘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NHN이 취한 제스처는 동종 업계에서도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포털 업계 관계자는 "고민한 흔적이 보이긴 하지만 이날 발표한 내용만 봐서는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지 감을 잡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해진 NHN이사회 의장이 직접 나와 설명을 하지 않은 대목에서도 '인터넷 생태계 훼손의 주범'이라는 주위의 소리에 크게 귀기울이지 않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NHN의 원칙과 방향성을 밝히는 기회라 생각해달라. 관련 기관과 협의되거나 추가 개선안이 나올 때마다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