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도서

'마이너리티 예술' 읽는 즐거움 속으로…





마구 헝클어진 머리에 남루한 옷차림으로 거리를 걷는 그를 보고 아이들은 미친 사람이라 놀렸다. 죽고 나서 16년 후에야 '황홀한 아웃사이더'로 재조명받은 덴마크 작곡가 루에드 랑고르(1893~1952)다. 유복한 가정환경과 음악적 재능을 타고났음에도 외곬 성격의 독불장군인데다 종교에 빠져들었던 그는 당시 북유럽 작곡계의 주류였던 신고전주의와 모더니즘에 정면으로 대립하는 음악으로 평생 따돌림 당한다.

스탈린 치하의 소련에서 소비에트 권력을 적이라 표현했던 피아니스트 마리아 유디나(1899~1970). 스탈린은 그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3번을 듣다 방송국에 전화해 그 레코드를 가져오라고 지시했을 만큼 그의 연주실력에 감동한다. 그러나 노골적인 반골기질로 그는 변변한 그랜드 피아노 하나 갖지 못하고 영양실조에 허덕이다 숨을 거둔다. 음악평론가 이영진씨는 1968년 그가 69살에 녹음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을 '위대한 바흐이자 위대한 유디나의 초상'이라고 표현했다.

이씨가 집대성한 '마이너리티 클래식'(이영진, 현암사)에는 주류 대열에 끼지 못하고 변방으로 맴돌았던 지휘자, 작곡가, 피아니스트, 현악 연주가 49명의 삶이 오롯이 담겨있다. 굴절 많은 그들의 일생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이른바 '낯선 거장'들이라 남길 수 있던 선율에 어서 빠져들고 싶어진다.

모범답안 같은 주류 예술만이 빛나는 건 아니다. '당신이 들리는 순간'(정강현, 자음과모음)은 2013년 현재 한국에서 활동 중인 인디 밴드에 대한 보고서이자 지형도다. 좋은 음악의 조건을 '관습으로부터 달아난 사운드'로 정의한 저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사운드와 리듬, 노랫말을 창작해 내고 있는 인디 밴드 30팀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상냥하게 쓸쓸한 음악(가을방학), 끔찍하게 민감한 음악(루시아), 생활 저항의 록음악(브로콜리너마저), 폭동이 위로가 되는 순간(옐로우몬스터즈)을 느껴보라고 권한다.

영국 런던에서는 '그래피티 투어'를 하는 이색 관광객들을 볼 수 있다.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유명세를 탄 뱅크시의 작품을 찾아다니는 이들이다.

'아트 테러리스트 뱅크시, 그래피티로 세상에 저항하다'(마틴 불, 리스컴)는 사진작가인 저자가 4년간 찾아다닌 뱅크시의 작품을 모은 기록이다. 뱅크시는 게릴라처럼 런던 곳곳에 나타나 낙하산을 탄 쥐, 폭탄을 끌어안고 있는 여인 등을 그리기도 하고 고가 난간 등에 'Abandon Hope(희망을 버려라)' 'Keep it real(진실되게 행동하라)' 등의 문구를 써놓기도 했다. 골목 속 그래피티는 그냥 있는 법이 없다. 누군가에 의해 지워지거나 덧입혀지기 일쑤다. 거리의 예술을 해 온 뱅크시가 바랐던 바일 것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