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에서 '마이너의 반란'이 일어날 조짐이다.
극심한 경기 침체로 내수 판매가 한동안 줄었다가 지난달 모처럼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그런데 이러한 성과가 나오는데 르노삼성, 한국지엠과 같은 '현대기아차 추격자'들이 크게 한 몫했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완성차업체 5곳의 내수판매는 총 12만4963대로 전년 동기 12만1426대보다 3% 증가했다.
르노삼성차는 총 5089대를 판매하며 올 들어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 전월 대비 15.1% 증가한 것이다.
주력 모델인 SM5는 전월 대비 15% 늘어난 2648대를 판매했다. 지난 6월 첫 선을 보인 SM5 TCE는 전월(358대) 대비 74% 늘어난 623대를 판매해 SM5 전체 판매 모델 중 가장 인기 높은 모델로 올라섰다. 이는 다운사이징 모델로 틈새시장을 겨냥한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SM3의 경우 K3 등 경쟁 모델을 산 고객에게 '새차 교환'이라는 파격 이벤트를 펼친 덕에 판매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부진했던 한국지엠 역시 1만3304대를 팔아 실적이 껑충 뛰었으며 전년 동기 기준으로 할 때 10.9% 성장했다.
상품성을 강화한 스파크가 5935대 팔렸고 아웃도어 캠핑 붐을 타고 올란도와 캡티바가 각각 1439대, 828대 팔리면서 실적 향상을 거들었다.
쌍용차 역시 레저 열풍 수혜 모델인 코란도 시리즈 덕에 월 5000대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5만9302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1.1% 감소했고 기아차의 경우 4만1500대를 판매해 3% 증가에 그쳤다.
현대기아차보다 라인업과 마케팅에서 열세인 '추격 삼총사'의 '동반 성장'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완성차 브랜드 딜러는 "점유율 80%에 달하는 기업의 차를 모는게 당연했는데 이제는 개성을 중시하는 풍토가 만연하면서 '남들이 타지 않는 차'에도 관심을 갖는 과도기에 진입한 느낌"이라며 "마이너 브랜드의 중고차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면 현대기아차와 추격자들의 싸움이 볼 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