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이 오늘(8일)부터 ℓ당 250원 오른다. 우유업계는 올해 처음 실시된 원유가격 연동제로 원유값이 106원 올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동안 올리지 못한 포장재비와 배송유류비를 따져 144원을 덧붙였다.

누군가는 푼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유와 같은 생필품의 가격 변동은 삶의 기초적인 질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원료의 가격이 올라 소비자가를 올리는 것 자체를 부당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 수준이 도를 넘어서면 소비자의 눈살은 찌푸려지기 마련이다.

앞서 대외적인 명분이 생겼을 때마다 업체들은 '그동안 못 받던 가격을 이제 받는다'는 식으로 소비자가를 올려왔다. 이를 수용하는 사례가 반복되다보면 제품 가격의 합리성이나 공정성을 보장하기 어려워진다. 올라간 소비자가가 정당한 생산·유통·소비 구조를 유지하는데 쓰이는지, 대기업의 제 배 불리기에 쓰이는지 알아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비자단체들은 가격 인상의 합리적 이유를 대지 않으면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의 세부 항목과 그 내용을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그 부분도 고려하고 있긴 하다"며 애매한 답을 내놨다. 생필품인 우유의 값이 이렇게 흐리멍덩해서야 동전 몇 개 더 꺼내려 해도 석연치가 않다. 깨끗한 흰 우유에 부끄럽지 않은 가격표가 붙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