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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을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핵심 증인이자 공범인 김원홍 SK해운 전 고문의 '기획입국설'이 제기되고 있다. SK 측과 김씨가 모종의 교감을 나눴다는 이야기다.

8일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7시께 대만 북부 지룽(基隆)시에서 이민법 위반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공교롭게도 당일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을 비롯한 SK 관계자들도 대만에 체류 중이었다. 다만 최 부회장 일행이 언제 대만에 도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 부회장은 형인 최태원 회장의 횡령·배임 사건에서 공범이자 피고인 신분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최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4부에 '김씨 체포와 관련해 의혹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김씨가 체포되기 직전에 SK 측과 연락을 주고받거나 접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김씨는 최 회장 사건의 구도를 뿌리부터 뒤흔들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최 회장은 항소심 막판에 "김씨한테 홀려 사기를 당했다"고 말하는 등 횡령·배임 범행의 '배후 설계자'는 김씨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김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유죄를 입증해야 하는 검찰로서는 '공범' 김씨의 역할이 부각될수록 범죄 증명이 어려워지고 사건 구도가 뒤틀린다는 부담을 갖는다. 또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중형을 선고받은 최 회장 입장에서는 김씨가 유리한 증언을 해줄 경우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