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처럼 겉모습만 봐서는 절대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세상에 둘도 없을 찰떡궁합인 경우가 종종 있다. 외식업계에서도 요즘 '잘못된 만남'이 인기다. 도가니에 푹 빠진 바게트부터 크림을 만나 더욱 맛있어진 짬뽕까지 메뉴도 다양하다.
다하누 곰탕 청주점에서는 동서양의 음식을 조합한 신개념 퓨전 메뉴 '도가니 바게트'를 최근 출시했다. 도가니 수육에 바게트를 찍어먹는 도가니 바게트는 육질이 단단한 살코기와 말랑말랑한 물렁뼈가 부드럽게 씹히는 도가니에 담백한 풍미를 자랑하는 바게트가 어우러져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와인 등 과일주와도 잘 어울려 안주로 제격이다.
스파게띠아는 고창의 토속 음식인 보리된장과 시원한 국물이 돋보이는 이탈리아 봉골레를 조합한 '보리된장봉골레'를 선보였다. 조개에서 우러나온 국물과 보리된장의 매콤 고소함이 어우러져 잘 끓인 된장국을 연상시키지만 엄연한 파스타의 느낌을 낸다.
외식문화기업 강강술래 신림점에서는 고단백 소갈비를 듬뿍 넣어 끓인 기존 갈비탕에 매생이를 풀어 넣은 '매생이갈비탕'을 판매 중이다. 초록빛 국물이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무기질·비타민·칼슘이 풍부한 매생이는 지친 체력을 달래는 데 효과적인 보양 음식이다.
홍대 짬뽕전문점 찌찌뽕의 인기메뉴 '크림뽕'은 짬뽕과 크림소스가 만나 색다른 맛을 낸다. 흰 국물에 면이 담겨있는 모습이 언뜻 나가사키 짬뽕 같기도 하고 해산물을 넣은 까르보나라 같기도 하지만, 부드러운 크림소스 뒤에 오는 칼칼한 끝 맛이 기존의 음식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특히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베스트셀러 메뉴에 독특한 재료를 접목한 재료간 콜라보레이션이 인기"라면서 "이 같은 아이디어 메뉴가 각 브랜드만의 특색으로 자리매김하면 시장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