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열풍으로 주춤하고 있는 현대차가 준중형 '아반떼' 부분 변경 모델의 가격을 인상하는 '초강수'를 뒀다.
현대차는 13일 2010년 출시한 5세대 아반떼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아반떼'를 출시했다.
전면부 디자인이 살짝 바뀌었고 1.6 디젤 엔진을 단 모델의 연비가 자동 변속기 기준으로 16.2㎞/ℓ, 수동 기준으로는 18.5㎞ℓ인 게 특징이다.
풀 체인지 모델이 아닌 만큼 동력 성능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가격은 자동 변속기 기준 가솔린 1545만~1990만원이고, 디젤 1745만~2090만원이다. 거의 모든 트림에서 30만원가량 올랐다.
수입차는 물론이고 일부 국산차 모델도 새차를 출시할 때 가격을 동결하거나 되레 내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재미있는 것은 현대차가 최근 '벨로스터' 'i30' 'i40' 이른바 PYL 차량에 한해 중고차 가격을 최대 75% 보장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캐피탈을 통해 원금유예할부로 차를 산 뒤 중고차로 팔 경우 매입 가격을 판매 1년 뒤에는 신차 값의 75%, 2년 뒤엔 68%, 3년 뒤엔 62%로 보장해 현대캐피탈이 매입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도 유사한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감가율을 이처럼 낮게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즉 벤츠와 아우디의 소형차인 A클래스와 A3 등이 3000만원 초반대 가격으로 중산층 공략을 앞두자 타깃이 겹치는 모델을 대상으로 유례없는 특혜를 주기로 한 것이다.
이에 경쟁 업체는 물론 소비자들도 "현대차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인식한 것 아니냐"며 의외라는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불과 며칠 만에 새 아반떼의 가격은 소폭이긴 하지만 인상하는 이전의 관성을 깨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쏘나타와 함께 판매량을 주도하는 아반떼의 가격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민차'나 다름없는 아반떼 가격마저 내린다면 '수입차 탓에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것을 현대차가 인정하는 셈이라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80%였던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이 지난달 71%까지 떨어졌고 현재 추세를 볼 때 60% 진입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며 "잘 안 팔리는 모델은 파격 조건을 걸고 잘 팔리는 모델은 여전히 보수적인 마케팅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가 보다 적극적인 시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