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열광적인 락뮤직 콘서트가 끝나고 어두운 조명이 걷히자 휴잭맨이 등장한다. 레드카펫을 걸으며 휴잭맨이 어깨동무를 하고 한국팬들과 셀카를 찍는다.
같은 시각 지하철 퇴근 길에 오른 영화광 김상혁씨는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유스트림'이 마련한 '더 울버린' 쇼케이스 생중계를 시청하며 휴잭맨 내한행사 현장에 간듯한 기분을 만끽한다. 휴잭맨의 모습을 손바닥 안에서 감상하며, 김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쇼케이스의 링크주소를 직접 공유한다.
"휴잭맨, 멋져요! 대박! 울버린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곳!" 김씨의 링크 포스팅을 본 페이스북 친구도 이에 댓글을 달고 링크를 클릭한다. 그렇게 퍼진 울버린 홍보 행사 생중계 조회수는 나흘만에 11만8000 건을 넘었다.
모바일이 영화를 알리는 핵심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딱딱하고 형식적이었던 과거의 영화 시사회가 볼거리 많은 콘서트 형식으로 진화하더니, 이제 쇼케이스를 생중계해 예비 관객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서기에 이른 것이다.
TV광고나 방송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SNS상의 예비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최근 개봉작들은 유스트림과 같은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한 쇼케이스 생중계를 필수마케팅 툴로 선택하고 있다. 네이버는 물론 아프리카TV, 유튜브 등도 유사한 행보를 하고 있다.
지난 5월 영화 '애프터어스' 역시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된 윌 스미스 내한 생중계 쇼케이스 현장을 실시간 중계했다. 레드카펫 위에서 싸이의 말춤을 추고 한국 영화팬과 한 명씩 악수하며 소통하는 스미스의 친근한 모습을 선보였다.
영상 채팅과 댓글을 매개로 한 관객과의 만남도 인기다.
지난 6월 영화 '감시자들'이 진행한 '네이버 라인 스타채팅'은 영화계가 시도하고 있는 쌍방향 라이브 소통의 가능성을 선보인 첫 번째 사례다.
주인공 정우성과 한효주는 라인앱을 통해 미리 선발된 예비 관객과 채팅을 하기도 하고, 생중계 댓글창으로 들어오는 네티즌의 질문에 진솔하게 답변했다.
네이버는 아예 신작영화의 쇼케이스를 네티즌에게 선보이는 '네이버 영화 프리미어' 페이지를 개설했다. 1시간동안 1만6000개의 댓글이 올라온 지난달 4일 영화 '설국열차' 쇼케이스는 생중계 콘텐츠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잘 알려줬다.
최근 인모비코리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의 90%가 모바일로 영화 관련 정보를 얻으며, 극장에 자주 가는 사람일수록 모바일을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영화계의 라이브 마케팅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