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그릇된 종북관을 갖고 적이 아닌 일반 국민을 상대로 여론·심리전을 벌인 '신종 매카시즘' 형태를 보였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심리로 26일 오전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선거에서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던 야권을 모두 종북으로 지목한 원 전 원장의 과거 발언을 인용하며 "안보기관의 수장으로서 피고인은 근거없이 무차별적으로 종북 딱지를 붙였다"며 "이는 국정원의 존재 이유에 반할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였다"고 강조했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취임한 후부터 지난해 대통령 선거 전까지 국정원 직원들에게 정치·선거 관여 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쓰도록 지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지난 6월 14일 불구속 기소됐다.

원 전 원장이 황보연 황보건설 대표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와 관련한 첫 공판은 선거법 위반 사건과 별도로 다음달 10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