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금융위기(IMF)에 버금가는 채용빙하기가 도래한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경기침체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중견·중소기업 절반 가량이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1700여개 상장사 가운데 777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36.6%만이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채용 시장이 위축된 2009년 하반기(35.4%)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반기 채용계획이 있다는 대답은 대기업(50%), 중견기업(37.8%), 중소기업(32.5%)으로 나타났다.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비율은 대기업(18.9%), 중견기업(38.9%), 중소기업(52.8%) 등의 순이다.

채용규모에서는 대기업의 감소율이 -10%로 나타났다. 반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30.9%, -23% 등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따라 전체 신입사원 채용 규모에서 대기업이 지난해보다 4.8%포인트 증가한 60.8%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지난해보다 각각 2.7%, 2.1% 포인트 감소한 13.1%, 26.1%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심화될 것이란 이야기다.

업종별로는 12개 업종 가운데 석유화학만 지난해 하반기보다 채용을 소폭(1.5%↑) 늘리고, 나머지 11개 업종은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전자(2.3%↓)·정보통신(2.4%↓)·자동차(4.8%↓)·금융(9.4%↓)은 한자리 수 감소폭을 보였고, 유통물류(14.9%↓)·제약(17.1%↓)·식음료(23.4%↓)·기계철강조선중공업(23.8%↓)·제조(31.9%↓) 순으로 감소폭이 증가했다. 특히 건설의 경우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80.7%나 감소해 가장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최근 30대 그룹을 중심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고졸채용, 시간제일자리, 정규직 전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이를 감안하면 전반적인 대기업의 채용규모는 감소할 전망"이라며 "기업 위기 이슈들이 자주 등장하면서 기업 내부에서도 채용 계획 수립을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