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생일데이트의 재앙
Hey 캣우먼!
28 살 직장인 여성인 저는 확 끌리지는 않지만 오랜만에 어떤 남자를 소개팅으로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모로 괜찮은데 돈 쓸때 엄청 검소한 것 같았습니다. 문제는 얼마전 제 생일에 그가 케익에 장미 한송이를 가져왔고 식사장소도 맛 없고 저렴한 곳이었어요. 이 남자분은 이 가격대에 이정도면 괜찮지 않냐고 하는데 할 말을 잃었죠. 음식의 기준이 맛보다 가격인 것 같았어요. 그 날 그의 고백에 답해야 하는 날인데 고민하다가 일단 교제승락을 했지만 귀가길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만나면서 계속 돈신경쓰는 것도 불편할것 같고, 생일날 좋아하는 여자한테 성의를 보여주지 않는 이 남자한테 뭔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속물인가요?(쿨걸)
Hey 쿨걸!
연애에 조금이라도 속물이 아닌 사람은 없습니다. 이게 무슨 통일교 짝짓기도 아니고, 저마다 자기 내키는 기준 따라가는 겁니다. 그 남자가 객관적으로 센스없는 수전노인지는 대신 판별해드릴 순 없고요, 내가 보기엔 헷갈려서 더 짜증나는 것 같아요. 가령 내가 좋아하는 여자에 대한 최선의 선택인지, 이 정도 만나본 여자에 대해선 이 정도가 적정하다는 최선인지도 헷갈리고 그 남자가 최선의 성의를 다했는데 그 결과가 성에 안 차는 것이 더 화나는 건지, 성의없는 생일축하데이트를 준비한 것이 더 화가 나는 건지도 헷갈리고요.
그냥 지금 상태에선 남자를 서비스라고 생각하지 말고(왜냐하면 사람은 서비스에 대해선 완벽함을 추구하니까) 그가 내 기준에선 조금 센스나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시작하는 것이 정신건강에는 나을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이 돈을 쓰는 방식은 가치관의 많은 것을 반영하는 것. 최소한 연애초기엔 그 어떤 장소에서도 몸에서 반짝반짝 아우라가 뿜어져야 하는데, 허접한 장소에 따라 허접해지는 그가 보인다면 만날 이유가 없지요. '여러모로 좋다는' 그의 다른 장점과 저울질해서 이성적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 그냥 그를 똑바로 바라보기 부끄러워지면 아닌 건 아닌 거죠.(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