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벤처밸리가 한국의 실리콘 밸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한국의 대표 IT 산업인 게임 관련 기업이 저마다 웅장한 건물을 앞세워 터줏대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지난주 이곳에 입성한 NHN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가장 먼저 이 지역에 입주한 네오위즈, 위메이드, 컴투스, 아프리카TV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5일 사옥을 공개한 엔씨소프트와 더불어 연말 입주가 유력한 넥슨까지 가세하면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IT클러스터가 완성된다.
서울 강남 테헤란거리에 주로 적을 뒀던 이들 기업이 경기도와 성남시가 '삼고초려'로 이주를 권하자 경쟁이라도 하듯 판교로 몰려들고 있는 셈이다.
지자체가 먼저 토지 매입, 임대 관련 비용을 저렴하게 해준 것은 물론이고 국가 차원의 장기적인 지원을 약속받은 까닭이다. 게임 기업은 아니지만 한컴, 안랩 등 1세대 벤처기업들도 이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날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사옥을 보면 판교밸리에 있는 기업의 근로 환경과 생활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지하 1층에는 전 직원이 무료로 식사를 할 수 있는 푸드 코트가 있다. 점심의 경우 메뉴가 무려 5가지나 된다.
지하 2층에는 피트니스 센터가 있는데 전문 강사가 상주하면서 직원들을 코칭한다. 사우나와 찜질방도 갖춰 직원들의 피로를 풀어준다.
실제 경기장과 같은 크기의 농구 코트, 전문의가 대기하는 자체 병원을 보면 '여기가 민간 기업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12층에서는 2만권의 장서와 3000여 종의 디지털 자료를 열람할 수 있고 직원들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전용 컨벤션센터까지 갖췄다.
자녀가 있는 직원의 사기를 돋우기 위해 사옥 1~2층에 친환경 시설로 꾸민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지자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1~2층 카페 운영을 지역 다문화가정 구성원에게 맡겼다. 수익금 전액은 이들 가정을 돕는 데 사용된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전무는 "게임을 개발하는 인력들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게 회사의 의무다. 게임사는 사람이 핵심 자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