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 간 유럽 남성들의 키가 평균 11cm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에식스 대학의 티모시 해톤 경제학 교수가 학술지 'Oxford Economic Papers' 최근호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유럽 남성들은 조부나 고조부 세대에 비해 호리호리한 체격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경제 여건이 향상되고 여가 체육 활동이 발달했기 때문. 남성의 체격 정보는 병역 등을 통해 수집됐지만 여성의 경우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연구가 이뤄지지 못했다.
연구진은 1970~80년 사이의 유럽 15개국의 21세 남성들의 신장 데이터를 지역별로 나눠 분석했다.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이상 북부), 오스트리아, 벨기에, 독일, 영국, 아일랜드(이상 중부),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이상 남부)으로 지역을 나눴다. 해톤 교수는 "유럽 전역에서 10년마다 약 1인치씩 키가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동시대의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보다 높은 신장률"이라고 말했다.
북부, 중부 유럽에서는 1, 2차 대전부터 대공황 사이에 신장이 급격히 커졌으나 이후 성장폭이 감소한 반면 남부 유럽에서는 2차 대전 이후에도 성장이 유지됐다.
1911~1955년 덴마크 남성의 신장 성장은 10년 당 1.83cm 수준이었으나 이후에는 1.37cm 수준으로 줄었으며 1976~1980년 평균 신장은 182cm였다. 반면 스페인에서 1911~1955년 신장 성장은 10년 당 0.79cm 수준이었으나 1951~1980년에는 2.53cm 수준으로 크게 뛰어 1976~1980년 평균 신장은 175cm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에서도 1871~1811년 신장 성장은 10년 당 0.72cm였으나 이후 1951년까지 1.14cm, 1980년까지 1.50cm 수준으로 늘어나 1976~1980년 평균 신장은 174cm였다.
연구진은 신장 성장이 단순히 유전자만의 영향은 아니라고 밝혔다. 먼저 아동이 만 2세 이전까지 겪는 호흡기 질환이나 설사병 등이 성장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또 가족 규모가 작아지고 소득이 증대되며, 건강 상태와 체육 교육 및 영양 상태가 좋아지면서 신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요소들이 지역마다 달랐기 때문에 성장 속도가 달랐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톤 교수는 "인류의 신장 성장은 건강 발전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정리=박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