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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 국가와 미술



서울 을지로2가 남대문세무서 앞을 지날 때면 생각나는 행사가 하나 있다. 지금으로부터 91년 전인 1922년, 남대문세무서 자리에 있던 '경성 영락정 상품진열관'에서 열린 제1회 '선전', 즉 조선미술전람회다.

선전은 조선총독부가 직접 개최한 미술전람회였다. 3·1운동 전후 힘을 얻기 시작한 조선인 미술가들 주축의 '서화협회'를 견제하기도 할 겸 기획한 것이다.

그 내용은 다분히 일본 중심적이었다. 일단 심사위원부터가 거의 일본 작가들이었다. 그들은 출품작을 심사할 때 항일적인 작품은 제외한 채 목가적이며 평화로운 분위기의 것들만 취했다. 특히 태평양전쟁이 벌어지면서부터는 군국주의를 옹호하는 작품의 작가들에게 수상의 영예가 돌아갔다. 그렇다 보니 식민지 현실을 날 것 그대로 포착해내는 작가들보다는 일제의 식민지정책에 부합하는 내용을 다루는 작가들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미술에 대한 그와 같은 왜곡된 인식이 해방 뒤까지 계속됐다는 데 있다. 예술적 기교는 뛰어났을지언정 정작 식민지 조국의 현실을 도외시한 작가들이 해방 뒤 대한민국 미술계의 중심을 차지한 것이다. 1949년 이래 선전에서 '국전'으로 이름만 바꾼 '대한민국미술전람회'가 열려왔지만, 군사독재나 사회지도층의 부정부패와 같은 당시의 부정적인 시대상이나 사회참여적인 작품들은 입선조차 될 수 없었다.

물론 국전은 지난 1981년 들어 폐지되기는 했다. 정치권력에 기생하는 미술이 아닌 진정 살아있는 예술을 위해 노력한 결과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 선전과 국전을 떠올리는 듯한 상을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과연 미술은 국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인까? 남대문세무서 앞에는 아무런 표식이 없다. / 권기봉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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