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제일반

[모놀로그] 명함 이모저모

보통은 집에서 나홀로 글을 쓰는 생활인데 최근에 이런저런 일로 외부 사람들과 일을 하게 되었다. 미팅차 직접 만나면 나는 명함이 없어도 담당자들의 명함을 받게 된다. 그런데 공손히 받고 난 후 집에 갖고 와서가 조금 난감하다. 대개는 책상 위에 며칠 놓였다가 좀 쌓였다 싶으면 잡동사니 정리용 수납함에 다른 명함들과 함께 들어가고, 매년 연말 그 대부분이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그 사이 그 명함들을 다시 들쳐볼 일은 경험상 없었다. 이미 최소 한 차례는 이메일을 교환한 바 있고 정말 다급할 때는 모든 인간관계가 촘촘히 엮여있고 온라인도 있어 원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렇다해도 만난 당일 명함을 바로 처분하기엔 인사 나누던 분들의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편치가 않다. 남편은 그런 현재진행형 명함들을 지금 읽는 책의 책갈피로 사용한다.

나도 회사원시절 새 사람들을 만나면 날렵한 동작으로 척척 명함을 건내며 인사를 나눴다. 일전에 책장정리를 하다 보니 사진앨범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두터운 명함집도 몇 권씩 나왔다. 이름들은 물론 대부분 기억이 안 난다. 마찬가지로 나의 명함들도 엇비슷한 운명을 맞이했을 텐데 오래도록 보존되다가 '이 여자 누구더라?' 고개를 갸우뚱하느니 그냥 버림받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도 하다.

버리기 애매한 것이라 하면 또한 '사인본'이 떠오른다. 출판업종에 종사하면 이래저래 저자사인이 들어간 책을 받는다. 책을 모아두기보다는 읽은 후 처분하는 타입이기 때문에 딱히 개인적으로 팬이 아닌 이상, 저자사인은 고맙다기보다 솔직히 '아, 뭘 굳이'싶다. 갖고 있기도 뭣하지만 버리기도 애매하지 않은가. 어떤 작가는 자기 책이 중고서점으로 팔려가는 것이 싫어 일부로 소설 본문 첫장에 사인을 해서 준다고도 하던데 나는 약간의 심리적 부담도 주기 싫다. 고로 먼저 요청하지 않으면 먼저 사인하지 않기로 했다. '읽고 안 읽고도 자유, 처분도 마음껏'이 사인대신 공란에 깃든 내 메시지다. 어차피 진짜 오래 남을 것들은 형체가 없어도 보존되기 마련이다.

글/임경선(칼럼니스트)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