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게임만큼 상극이 또 있을까.

수많은 업체들이 '에듀테인먼트'(교육+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란 거창한 이름을 내걸고 도전했지만 뚜렷한 성공을 거둔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이인혜 학습기'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뇌새김' 시리즈를 만든 위버스마인드를 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30만~100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인데도 올 1분기에만 55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업체 게임빌 창업멤버 출신으로 위버스마인드를 이끌고 있는 정성은(37) 대표에게 성공비법을 들어봤다.

"에듀테인먼트에 도전했던 수많은 업체들이 학습에서 재미를 찾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재미요소를 너무 강화한 나머지 학습효과를 떨어뜨려 고객들에게 외면받았죠. 재미있는 게임보다 몰입도 높은 게임이 대박을 터뜨리는 것처럼 교육콘텐츠도 성취·경쟁·수집욕 등의 자극을 통해 '중독'과 유사한 몰입감을 줘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역시 게임업체 출신다운 답변이다. 단순히 재미있거나 교육효과가 높은 것만 가지고는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힘들다는 것을 다년간 게임본부장을 지낸 경험을 통해 정 대표는 알아냈다는 설명이다. 교육업체 설립이란 목표를 세운 이후 정 대표가 현장에서 만난 고객들을 대상으로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실시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덕분에 교육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최적 황금비가 '8대 2'(교육 80%, 재미 20%)라는 사실도 발견했다. 정 대표의 설명처럼 뇌새김 시리즈는 재미를 강조한 다른 교육 콘텐츠처럼 화려하지 않다. 어휘나 회화 문장을 상황에 적합한 단순한 그림과 함께 보여준다. 하지만 언어를 담당하는 좌뇌와 그림에 반응하는 우뇌를 동시에 자극하면서 시너지를 낸다. 이같은 '이미지연상 학습법'을 우리나라는 물론 영어의 본고장인 미국에도 특허 출원했다.

"뇌새김 시리즈로 공부하면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찍듯이 기억하게 됩니다. 자체 실험에서 97.5%라는 놀라운 암기결과를 보였을 정도죠. 학생들만 아니라 입소문을 듣고 구입하는 선생님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뇌새김 시리즈는 공교육에서 사용되는 몇 안 되는 학습기다. 현재 전국 50여개 학교에서 정규 교과 또는 방과후 학습의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2011년 일부 중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에 사용하고 싶다며 먼저 연락을 해왔습니다. 기초가 매우 부족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라 반신반의했는데 교육 3주 후에 본 시험 성적이 평균 80점을 넘었죠. 시험점수 덕분에 칭찬받은 것이 처음이라며 활짝 웃던 학생들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2009년 2월에 설립된 위버스마인드는 5년여 만에 국내를 대표하는 교육벤처로 성장했다. 2011년 65억 원, 2012년 100억 원 등 매년 30% 가까이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 영어·일본어에 이어 다음달 중국어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어서 올해 예상 매출 180억 원 달성도 너끈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에는 5초 안에 관심을 끌고 5분 안에 재미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 후 50분 후에 쉽게 끝내기 어렵겠다는 좌절을 주면 대박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뇌새김 시리즈도 마찬가지죠. 서울 코엑스와 광화문·강남 교보문고에 마련한 체험센터에서 5분만 투자한다면 누구나 외국어정복의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