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오너인 현재현 회장, 이혜경 부회장 부부를 포함한 동양그룹의 등기이사 10명은 지난해 1인당 평균 5억67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4억4600만원에 비해 27.1%나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경영진이 큰 돈을 챙기는 사이 그룹 실적은 오히려 곤두박질 쳤다. 지난해 당기손실은 1436억원에 달해 전년도 938억원 순손실보다 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사례2=교통안전공단은 2008년과 2009년에 20년 이상 장기근속자 82명에게 1인당 순금 30돈(600만원)을 제공했다가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이후 2010년부터는 140여명에 달하는 장기근속자에게 현금 200만원에서 480만원까지 지급했다. 정부의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 지침은 이처럼 과도한 기념품 예산은 편성하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안전공단이 2008~2013년 이런 용도로 쓴 돈은 무려 7억5680만원에 달한다.
기업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또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기업적자가 늘어나는데도 재벌 총수는 막대한 연봉을 꼬박꼬박 챙겨왔고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기업 직원들도 '기념품 잔치'를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69억원 적자를 기록한 동양시멘트는 현재현 회장 등 등기이사 10명에게 1인당 평균 2억28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이는 2011년 1인당 평균 1억7300만원보다 31.8% 인상된 셈이다. 2011년 8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222억원 적자로 돌아선 동양네트웍스도 등기이사 8명에게 1인당 3억200만원의 연봉을 제공했다.
조남희 금소원 대표는 "장기간 법의 허점을 이용해 편법적인 자금 조달을 지시하고 사익을 취한 그룹의 최고경영자 등에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기업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8개 공공기관은 2008년부터 2013년 현재까지 장기근속자와 퇴직자 3416명에게 순금과 현금, 상품권 등을 제공하는데 34억 여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공항공사는 2008년 이후 장기근속자 854명에게 4억8262만원을 들여 순금으로 제작한 기념주화와 메달, 열쇠와 현금 등을 포상했고 한국감정원도 장기근속자 426명에게 1억6540만원을 들여 순금으로 제작한 기념주화를 지급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매년 반복되는 전력위기로 온 국민이 에어콘조차 마음대로 틀지 못하는 사이에 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와 민간 발전사업자들은 4년간 비발전 용량정산금(COFF) 명목으로 1조225억원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비발전 용량정산금은 발전기를 돌리지 않아도 가동 시 예상되는 수익을 보전해 주는 형태로 지급되기 때문에 하루 8억원의 국민혈세가 발전사들의 '무위도식'(無爲徒食)에 쓰인 셈이다. 특히 이같은 혈세 덕분에 이들 발전사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7900만 원대로 지난해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 연봉 2817만 원의 3배에 달한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공기업 누적 적자가 불어나는데도 이런 식으로 내부 잔치를 벌인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전력난·물가난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에게 씁쓸함을 넘어 분노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