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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원짜리 콤팩트 디카,6000만원대 차 줄서서 사는 한국

얼마 전 사진동호회에 가입한 직장인 최정환(31) 씨는 큰 맘 먹고 340만원짜리 디지털카메라 소니 'RX1R'를 샀다. 그런데 이 제품은 DSLR이 아닌 '똑딱이'로 통하는 콤팩트 카메라다. 보통 콤팩트 카메라는 싸게는 10만원대에서 구입할 수 있다. 최 씨가 산 기기는 같은 카테고리임에도 34배나 비싼 셈이다.

"출사(출장 사진)가 잦아 휴대가 편한 제품이 인기인데 'RX1R'의 경우 콤팩트한 사이즈에도 2400만 화소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갖추고 있어 고급 DSLR 수준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은 세컨드 카메라를 대개 가지고 있는데 저렴하지만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여러 번 사기보다 비싸도 제값하는 기기 한대 사는 것을 선호한다."

자영업을 하는 김진성(39) 씨는 최근 BMW의 신형 세단 520d를 장만했다. 이 차의 가격은 6290만원. 그렇다고 김 씨가 억대 수익을 올리는 것도 아니다. 잘해야 대기업 차장급 수준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10년 전 처음 산 차가 쏘나타였고 5년 전에 그랜저로 바꿨다. 그런데 디자인이나 성능, 연비를 따져보니 520d로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가격이 2000만원정도 비싸지만 5년마다 바꿀 바에 차라리 조금 더 투자해 더 오래 타자는 생각을 했다. 수입차 몰면서 생색내는 그런 차원은 아니다."

불황의 역설일까. 경기가 어려울수록 가격이 비싼 제품이 사랑받는 '하이엔드 시대'가 왔다.

하이엔드는 같은 그룹에서 고성능·고가를 특징으로 하는 제품이다. 즉 '이왕 사는 거 비싸도 오래 쓸 수 있고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행태다.

예를 들어 2000만원짜리 중고차를 투덜대며 3년에 한 번씩 사는 대신 6000만원대의 차를 9년간 웃으며 타는 것이다. 같은 기간 투입한 비용은 비슷하지만 만족도 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2010년에 첫 출시한 BMW의 6세대 5시리즈는 한국 시장이 '하이엔드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차는 지난 3년 가까이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거의 놓치지 않았고 올해 8월까지 1만1286대를 판매해 BMW 전체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BMW 코리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미국, 독일, 영국에 이어 가장 많은 5시리즈 세단을 판매하게 됐고 5시리즈의 '그란투리스모' 모델은 세계 2위에 올라있다.

소니 'RX1R'만 해도 이미 초도 물량이 매진된 상태이며 동급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최대 3배 비싼 삼성전자의 NX300도 출시 한 달만에 7000대나 팔렸다.

하이엔드 쏠림 현상은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는 중이다.

패션 업계에서는 원가와 유통비용을 낮춘 SPA브랜드가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명품 브랜드의 판매도 신장하고 있다.

샤넬만 하더라도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가량 성장할 전망이며 지난해 기준 국내 면세점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지지 않는 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서울의 대형 백화점 수입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불황이라고 싼 것만 찾지는 않는다. 남들에게 보일 기회가 많거나 한번 사면 오래 사용해야 하는 제품군에서 하이엔드 선호 현상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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