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8VSB 도입은 종편·케이블 특혜 정책'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 중인 케이블방송의 8VSB(8레벨 잔류 측파대)전송방식 도입에 지상파 방송사들이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한국방송협회(회장 우원길)는 지난달 23일 미래부에 반대의사가 담긴 의견서를 제출한데 이어, 같은달 26일 '유선방송 변조기술 연구반' 주최로 진행한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 회의에서도 반대 의견을 밝혔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8VSB 도입과 관련,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목표에 역행하는 정책일 뿐 아니라, 케이블SO와 종편 등 특정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특혜 몰아주기라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그간 많은 비용을 들여 제작 및 송출과정 전반에 대한 디지털 전환을 완료한 바 있다.
지상파방송사들은 정부가 케이블SO에 대한 8VSB 허용하려는 것은 "케이블 사업자의 이익을 지켜주기 위한 명백한 특혜"라며 "방송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국가적 정책에 협조하고 자발적으로 투자해야할 사업자가 '끝까지 버티면 정부가 알아서 해결해준다'는 잘못된 전례도 남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상파방송사들은 또다른 반대이유로 '유료방송 채널간 형평성'과 '미디어 다양성'의 훼손 문제를 들었다. 8VSB 허용으로 아날로그 케이블이 가입자가 일부 채널에 한해 HD화질로 볼 수 있어도 전송용량의 문제로 1개 채널이 기존 4개 채널을 대체해 상당수의 PP들은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방송협회 관계자는 "종편 사업자들이 비밀담합TF까지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8VSB의 확대를 도모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결국 종편의 요구에 따라 미래부가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면 '종편이 요구하면 정부정책도 변경될 수 있다'는 최악의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케이블이 8VSB를 허용받아 저가의 가입자를 고착화시키고 타 유료방송 선택 여지를 축소해버리면, IPTV와 위성방송은 이에 준하는 특혜를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며 "결국 시청자는 양방향 서비스가 아닌 단방향의 제한된 채널 수신에 만족해야 하고, 유료방송을 시청하는 대가로 수많은 홈쇼핑 방송을 시청해야하는 불편을 겪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