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택에서 폐암을 유발하는 방사성 물질인 라돈 검출량이 '2010 WHO 실내공기질 가이드라인'에서 조사된 29개 국가와 비교했을 때 세계 2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민주당) 의원은 14일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제출받은 '전국 실내 라돈 조사' 원데이터와 '2010 WHO 실내공기질 가이드라인'을 비교한 결과를 공개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전국 단독·연립·다세대 주택·아파트 7885세대의 연평균 라돈 농도는 ㎥당 124.9㏃(베크렐)로, 140Bq이 검출된 체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핀란드(120Bq), 룩셈부르크(115Bq), 스웨덴(108Bq)이 한국의 뒤를 이었다.
인접 국가와 비교하면 일본은 주택 내 연평균 라돈 농도가 16Bq, 중국은 44Bq에 불과해 우리나라보다 각각 7.8배, 2,8배 낮았다.
방사능에 취약한 어린이들의 공간인 초등학교에서도 연평균 라돈 농도가 98.4Bq로 집계됐다.
특히 강원도 내 77개 초등학교의 연평균 라돈 농도는 156.8Bq로 나타나 최고 수준을 기록한 체코(140Bq)보다 높았다.
충청북도 내 45개 초등학교에서는 연평균 139.47Bq, 울산의 7개 초등학교에서는 연평균 113.31Bq의 라돈이 검출됐다.
장 의원은 "환경부가 마련한 2014년도 예산안에는 2018년까지 국가라돈지도작성을 마치고 나서야 지각방사성물질 관리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이는 향후 5년간 국민이 라돈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라돈은 토양이나 암석, 물속에서 라듐이 핵분열할 때 발생하는 무색·무취한 가스로 밀폐된 실내공간에 고농도로 축적돼 문제를 일으킨다. 유엔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는 라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신장독성, 폐암 등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독일과 영국은 라돈가스 농도를 100Bq 이하로 권고하고, 200Bq 이상을 위험 수위로 간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