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에 9살 여아부터 10대 초중반의 어린 소녀들까지 강제노역에 동원돼 탄광과 공장에서 중노동을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는 14일 조선인 여성 노무자 강제동원 피해 사례로 결정된 1039건(피해자 1018명)을 조사·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 여성 노무자의 평균 동원 연령은 16.46세였고, 공장으로 동원된 여성 노무자들로 한정하면 평균 연령이 13.2세에 불과했다.

이는 당시 노동 가능 연령을 14세로 규정한 일본법도 어기는 '만행'이라고 위원회는 밝혔다.

위원회의 정혜경 조사 2과장은 "일본인과 조선인의 징용 기준이 달랐다"며 "일본은 1941년 국민징용령에 따른 징용 대상을 16세 이상~40세 미만으로 정했지만 조선인에 대해서는 아동까지 강제 동원하는 만행을 부렸다"고 밝혔다.

여성 노무자의 강제동원은 공장 동원이 614건으로 가장 많았고, 탄광(143건)·농장(121건)·토건작업장(17건) 동원이 뒤를 이었다.

이들의 출신지는 94.71％가 경상도·전라도·충청도 등 이른바 삼남 지역이었고, 이 가운데 50.76％가 일본으로, 31％가 한반도 내 작업장으로 동원됐다. 일부는 중국, 러시아, 남양군도 등으로도 끌려갔다.

14세에 경북 경주에서 서울 영등포 방적공장으로 끌려갔던 한 소녀는 여공과 위안부 생활을 동시에 강요당하다 그 이듬해인 숨을 거두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