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전 입사 12년차 미혼직장인입니다. 어느 날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제가 여자 직원 중 가장 나이가 많아요. '왕언니'라는 소리가 참 듣기 싫고 부담스럽습니다.
다정하고 친근하다기보다는 무섭고 우왁스러운 이미지가 더 강한 것 같아요. 까딱 잘못하면 바로 '꼰대'가 되는 거지요. 저도 꼰대소리 안 듣고 싶어서 후배들을 휘어잡으려고도 안 하고 그들의 자유를 지켜주며 실수해도 '뭐 하는 수 없지'식으로 관대하게 대합니다.
문제는 그러다가 가끔 세게 타이르거나 하게 되면 젊은 애들이 은근히 나를 따돌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위축되기도 합니다. 자기들끼리 점심 먹으러 갈 때는 제 뒷담화하러가나 싶기도 하고요. 비굴한 제가 싫습니다. (가을타기)
Hey 가을타기!
나이 든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 내게서 떨어져 나감을 의미하며 조직에서 경력이나 직급이 올라간다는 것은 사람들에게서 그냥 마땅한 이유없이도 쉽게 미움받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도 왕년에 그 수근수근하는 '젊은 애들'이었지요. 어쨌든 참는 것이 가장 안 좋아요. 보통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해서 진짜로 말하고 싶은 것을 참는 만큼, 가끔 폭발했을 때의 내가 후배들에게 더 쓸데없이 드세고 날카로워 보일 가능성이 있지요.
일종의 반동작용이라고나 할까. 평소에는 사람 좋게 굴다가 한 번 터져서 '대체 저 사람은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어'라고 막연한 불안감을 주느니 차라리 그때그때 담아두지 말고 세세하고 쪼잔(?)하게 할 말은 해주는 편이 서로 익숙하고 예측가능해져서 편해지지요.
단지 내가 좀 세게 말했다거나 주의를 준 후에는 반드시 '그 건은 잘 해결되었어?'식으로 자상하게 관심을 보이고 일련의 행동이 개인적인 악감정때문이 아님을 보여주면 좋을 듯 합니다. 뒤끝이 나쁘지 않으면 사람은 타인에 대해 그다지 악감정을 가지지 않으니깐요. 다만, 그 마음씀씀이만큼은 그 찰나라도 진심이어야 합니다. 내가 그들을 싫어하면 그들도 결국 나를 싫어하기 마련입니다. 어떨 때는 위선의 힘을 빌려야 할 때도 있고요. (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