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성들이 실연으로 구겨진 자존심을 '다림질'하겠다며 거리에 다리미를 들고 나왔다.
최근 여성 수십 명이 모스크바 시내에서 다리미 퍼포먼스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고 22일(현지시간) 메트로 모스크바가 전했다.
퍼포먼스 참가자들은 거리를 행진하며 평소 방해 요소가 된다고 생각하던 아스팔트, 남성, 자동차, 신호등 등을 다리미로 다리거나 지나가던 행인을 붙잡고 억울한 사연을 털어 놓았다. 일부 여성들은 다리미 선을 강아지 목줄처럼 쥐고 귀여운 애완견을 데리고 나온 듯 다리미를 끌고 거리를 활보해 시민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플래시 몹'이나 다리미 광고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했던 시민들은 여성들의 절절한 연애 사연을 전해듣고는 따뜻한 눈길로 퍼포먼스를 응원했다.
퍼포먼스 참가자 율리야는 "처음에는 내 자신이 어색하기도 하고 몇몇 사람들은 손가락을 들어 머리 근처에 돌리며 지금 제정신이냐? 집에서 다림질이나 하라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여러 번의 다리미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감도 생기고 스트레스도 해소돼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신호등을 다림질 할 때는 다들 초록불이 아닌 우리의 다리미 수기신호를 따르는 등 시민들이 퍼포먼스에 동참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참가자 발렌티나 리핀쩨바는 "공포와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면서 "퍼포먼스 도중에 멋진 남성들을 새로 만난 여성들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퍼포먼스를 기획한 모스크바 심리 트레이닝 센터의 파벨 라코프 국장은 "다리미질 퍼포먼스에는 심리적 장애 요소를 타파하고 좀 더 당당한 여성으로 거듭나자는 취지가 담겨있다"며 "다리미는 타인과의 관계 형성 시 문제점과 자신의 콤플렉스를 다려 반듯하게 만드는 상징물"이라고 설명했다. 라코프 국장은 이어 "다림질 퍼포먼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면서 "향후 모스크바뿐 아니라 러시아 내 다른 도시와 우크라이나에서도 퍼포먼스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리야 부야노바 기자·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