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원화 환율이 24일 장중 올해 최저 수준으로 밀리면서 원화 강세로 인한 국내 경기 위축에 대한 불안이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국내 수출 제조업의 타격을 막기 위해 서둘러 환율 방어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과 예전과 달리 환율 하락이 한국 경제에 영향을 크게 주지 않으므로 외환시장의 시장 개입 효과를 재진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20원 오른 1061원에 장을 마감하며 이틀 만에 106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장중 1054.3원까지 하락하면서 지난 1월 15일에 기록한 연저점인 장중 1054.5원을 뚫고 더 내려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을 연기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역대 최장 기간 주식 순매수 행진에 나서고 국내 수출업체도 네고(달러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달러 약세, 원화 강세의 양상을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은 외국인의 추가 매수와 연준의 테이퍼링 시기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손위창 현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1050~1070원선일 때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자금 성격이 과거에는 환차익 성격이 강했으나 현재는 달라졌다"며 "아시아 국가 중 펀더멘탈이 탄탄한 점에 투자매력을 느껴 들어온 장기투자성 자금으로 보이므로 앞으로도 순매수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이달 말까지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이 가능해 보인다"며 "하지만 연준의 테이퍼링은 시기가 지연됐을 뿐, 언젠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달러는 (향후) 재차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화 강세가 한국 경제에 부담을 줄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가파른 원화가치 절상은 큰 부담이므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환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금융기관이 만기 도래가 돌아오는 차입금에 대해 상환을 독려하고 외환보유고를 확대 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원화가치 절상이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경제 전반의 부가가치를 감소시키는 게 사실이지만 노동생산성 증가 등 산업구조의 변화로 환율 하락에 대한 피해가 과거에 비해 작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정훈 우리금융 선임연구원은 "따라서 환율정책에 따르는 비용과 효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