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저는 착한여자 컴플렉스를 가지고 다 퍼주는 연애를 하는 편이에요. 짜증을 내도 다 받아주고 돈도 반반씩 내거나 제가 더 낼때도 있구요. 지금 이 연애가 첫 연애에요. 남자친구는 지금 시험 준비때문에 수입이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평소에는 참 좋은데 결혼과 여자에 대한 가치관이 절 혼란스럽게 만들어요. 결혼하고 아내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고, 남자는 돈 벌어오는 기계가 되고 결혼은 서로 족쇄를 채우는 등 불행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반면 저는 평소 결혼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요. 혹시 나중에 잘 되서 이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 쳐도 과연 행복한 가정생활을 꾸릴수 있을까 싶어 이 만남자체가 고민이 되네요. (길고양이)
Hey 길고양이!
남자의 이런 반응은 그리 놀랍지 않아요. 서른 넘어 시험 준비하면서 결혼에 대해 호탕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게 수상하고 비현실적인 거죠. 특히나 여자친구가 결혼에 대해 과하게 긍정적이고 꿈꾸듯 말한다면 더욱 한발 뒤로 빼게 되는 게 자연반응. 첫 연애이다 보면 순수하게 희망을 품게 되고 순도가 높은 만큼 연애나 결혼의 절대성을 믿기도 쉽죠.
그만큼 자신이 생각했던 어떤 이상향에 어긋나는 반응을 상대가 보이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지?' '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데? '그가 잘못된 거죠?' '이래 저래해야만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따지고 싶어져요.
그러면서 자신의 헌신성을 면죄부로 이용하게 되죠. 호러 영화의 주인공이나 스토커는 가볍고 까진 애들이 아니라 늘 무거운 순수파였거든요? 한 편,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라는 것도 결혼을 경험하기 전에 가진다는 게 논리상 맞지가 않아요. 어떤 신념이나 가치관이란 다양한 좌충우돌을 몸소 부딪히면서 체득하게 되는 '상처 후의 굳은 살' 같은 거에요.
지금 남자친구나 당신이 표면상 드러내고 있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은 오히려 현재의 연애관계를 무의식중에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조종하기 위한 극도의 정치적인 행위라는 생각이 듭니다. (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