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선배 IT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성공 전략을 흉내내기 시작했다.

윈도 OS 하나로 PC업계를 평정한 MS의 사례처럼 모바일 안드로이드 OS가 절대 다수의 스마트기기에 깔릴 수 있도록 모듈형 스마트폰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즉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양식을 공짜로 주되 안드로이드 OS를 장착토록 해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까지 제패하겠다는 계산이다.

궁극적으로는 삼성전자와 애플 양강 구도를 깨고 구글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30일(한국시간) 모듈형 스마트폰과 이를 위한 개방형 무료 플랫폼 '아라'를 개발중이라고 발표했다.

직육면체 모양의 케이스에 그보다 작은 모듈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조립해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모듈을 빼고 끼우는 방식으로 제품을 구성할 수 있어 일반 소비자가 수리는 물론 업그레이드도 할 수 있다.

아라 프로젝트는 구글의 자회사인 모토로라가 진행한다. 모토로라는 몇 달 내 아라 플랫폼용 모듈 개발 대회를 열기로 하는 등 내년 초 아라의 실체를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글 측은 "스마트폰 완제품을 사야 하는 지금과 달리 소비자에게 기능, 모양, 재질, 가격, 사용 기간 등에 대해 폭넓은 선택권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라 프로젝트가 현실화하면 삼성과 애플은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지금보다 더한 '저마진 무한경쟁'으로 재편되면 두 회사의 '고성능 제품 판매·고수익' 전략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

결국 안드로이드 모바일 플랫폼과 기존의 강력한 웹을 확보하고 있는 구글이 '스마트폰 삼국시대'를 사실상 통일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물론 아라 프로젝트가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PC와 달리 스마트폰은 크기, 두께, 무게의 디테일이 중요한 만큼 공간 낭비가 필연적인 모듈 방식은 비효율적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실험 단계인 아라 플랫폼을 위해 관련 업체나 개발자들이 얼마 만큼의 자원을 투자할 지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구글의 이번 프로젝트는 정체 상태인 스마트폰 시장에 혁신을 자극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