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사태 등 회사채 시장의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이 신용등급 A급 이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용등급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회사채 시장의 기능이 왜곡됐다는 지적이다.

4일 국내 3대 신평사인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가 부여한 국내 기업의 회사채 등급을 조사한 결과, AAA∼A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78.9%로 집계됐다.

한신평의 A급 이상 비중이 82.6%로 가장 높았고 나이스는 80%였고 한기평은 74%로 나타났다. 반면 B등급의 비중은 나이스(20.0%), 한기평(24.0%), 한신평(16.3%)에 불과했고 CCC 이하 등급의 비중은 3개사 모두 1∼2%에 그쳤다.

이는 국제 신평사들의 신용등급 분포와 확연히 차이난다. 무디스가 신용도를 평가하는 4800개 기업의 신용등급 가운데 A급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7% 불과하다. BBB등급(25.8%)의 비중이 가장 컸고 BBB∼B등급의 전체 비중은 62.6%였다.

이에 따라 리스크가 높은 회사채에 투자하고도 적정 수준의 금리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