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전천후 배우'로 성장한 배우 주원(26)이 4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왔다. 최근 종영된 인기 드라마 '굿 닥터'로 행복한 시간을 누린 주원이 이번엔 영화 '사랑과 영혼'으로 잘 알려진 뮤지컬 '고스트'에서 샘 역을 맡았다. 그는 뮤지컬에 전념하기 위해 2년여간 출연했던 예능 프로그램 KBS2 '1박2일'까지 하차했다. 바쁜 스케줄에 몸살까지 났지만 주원은 밝았다.
◆ 작품에 푹…'무한행복'
주원은 2006년 '알타보이즈'로 처음 무대에 선 뮤지컬 배우 출신이지만 2010년 드라마 데뷔 후 줄곧 TV와 영화에서 활약해 왔다. 이때문에 대중들은 뮤지컬 무대보다 방송을 통해 만나는 주원이 익숙하다.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서 승승장구 했지만 주원의 마음속 한 켠에는 뮤지컬 무대에 대한 갈증이 남아있었다.
"오랜 기간 신중하게 고심한 끝에 선택했어요. 방송 활동을 하면서도 항상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던 중 '고스트'라는 작품을 만나게 됐고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죠."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작품이라는 점에서 요즘 주원은 뮤지컬 '고스트'에 푹 빠져있었다.
"샘이라는 인물과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영화 '사랑과 영혼'을 스무 번 넘게 봤어요. 특히 다른 배우들보다 조금 늦게 투입됐기 때문에 10시간 넘게 연습을 하고 있죠. 몸은 지치지만 정말 행복해요."
◆ 짜임새 완벽한 대사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굵직한 대작들이 잇달아 개막을 앞두고 있다. 특히 올 시즌 한국 초연무대를 갖는 '위키드'와 '고스트'가 뮤지컬 업계에서 돌풍을 예고 있다. '위키드'가 화려한 의상과 무대를 앞세워 흥행에 성공했다면, '고스트'는 높은 완성도와 다양한 기술을 접목시켰다.
"주인공이 유령인 만큼 마술과 영상을 활용한 최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영혼이 된 샘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아름답게 표현했어요. 첨단기술을 동원했지만 그것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순박한 사랑이죠. 특히 단순하게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 노래 사이에 들어가는 대사의 짜임새가 완벽해요."
여기에 원작 '사랑과 영혼'과 '고스트'의 차이점도 볼거리로 작용한다.
주원은 "원작에서는 샘이 죽기전 물레를 돌리며 사랑을 나누는 것으로 표현됐지만 '고스트'에서는 샘이 죽음을 맞이한 후 영혼으로 등장해 몰리와 물레를 돌리는 게 다른 점이다"며 "그 장면이 관객들의 눈시울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 '1박2일'과의 추억
주원은 뮤지컬 '고스트'를 선택하면서 '1박2일'에서 하차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보여주지 못한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남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특히 엄태웅을 비롯해 이수근·차태현·성시경·김종민 등 출연진과 형제애를 과시할 정도로 정이 쌓였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1박 2일'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주원은 잠시 얼굴 위로 미소를 머금더니 "연습하느라 본방송은 못 봤는데 나 나가고 나니까 시청률이 올랐더라. 역시나 그런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웃었다. 이어 "형들은 내가 더 나은 것을 위해 '1박2일'에서 하차했기 때문에 '더 잘 하고 잘돼라'는 격려를 해줬다.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며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 '고스트'에는 주원 외에 김준현·김우형(샘 위트 역), 아이비·박지연(몰리 젠슨 역), 최정원·정영주(오다메 브라운 역), 이창희·이경수(칼 브루너 역) 등이 출연하며 24일부터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사진/황정아(라운드테이블)·디자인/박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