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까지 시행이 유보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저가 구매 인센티브제도)의 재시행이 다가오자 제약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는 의료기관이 제약사나 도매상으로부터 의약품을 보험 약가보다 싸게 구매하면 그 차액의 일부를 인센티브로 돌려받는 제도로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 지난 2010년 10월 이 제도를 처음으로 시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추진된 일괄 약가 인하로 보험 약가가 큰 폭으로 인하되자 복지부는 지난해 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제도 시행을 2년간 유예했다.
재시행 시기가 다가오자 제약업계는 지난 6일 한국제약협회가 주최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토론회'에서 제도의 부작용을 우려해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지난해 4월 일괄 약가 인하로 약가가 이미 20% 이상 인하됐다. 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 이 제도를 재시행하는 것은 타당성이 없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박정관 한국의약품도매협회 이사 역시 "제도는 국민의 약제비 부담 경감이라는 목적과 달리 유통 질서를 문란하게 한다"며 제도 폐지 주장에 힘을 보탰다.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가운데)
폐지 의견은 학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재현 성균관대 약대 교수는 "그동안 제도는 시행착오만을 거쳤다"며 "약제비를 통한 보험 재정 절감은 다른 방법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으며 이석준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도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는 유통 질서 문란 및 불공정 거래 행위를 조장할 수 있고 대형병원과 중소 의료기관 간의 차별을 야기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제약사들도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폐지를 위한 움직임에 동참했다. 토론회 직후 제약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제도 폐지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제약협회는 협회 소속 회사 경영인들의 서명을 통해 정부 측 행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는 장기적인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를 위해 이 제도가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봉춘 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이 제도는 입찰 활성화를 통해 저가 구매 및 공정거래에 기여했으며 환자 부담금도 절감시키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며 "손실보다는 환자 부담 경감의 효과가 많다"고 피력했다. 이어 "제도에 각계 의견 등을 수렴해 11월 중 최종 방침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도 재시행을 둘러싼 제약업계의 목소리가 전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