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상 기후로 제철 과일의 출하 시기가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의 경우 예년보다 이른 3~4월경에 찾아온 더위로 인해 전북 고창·완주 지역의 4월 출하량이 8% 가량 증가했다. 출하 시기도 2~3주 가량 앞당겨졌다.

실제로 복숭아의 경우에도 올해 3~4월 개화기에는 냉해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5~6월 무더위로 생육이 양호해 경북 영천·감곡 지역을 중심으로 크기는 작지만 당도가 높은 조생종을 중심으로 2주 가량 출하 시기가 빨라졌다.

기상청의 분석에서도 올해 영천 지역의 5월 하순 평균기온은 20.5도로 평년 18.6도 보다 1.9도나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제철 과일을 판매하는 유통업계의 관련 행사도 덩달아 빨라졌다.

롯데마트가 올해 주요 과일 품목의 행사 전개 시기를 조사한 결과, 제철 과일 행사 시기가 작년보다 2~3주 가량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박의 경우 올해가 작년보다 보름 가량 앞당긴 4월 중순에 전 점에 첫 행사를 진행해, 4월 한 달간 수박 매출이 작년보다 22.9% 증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복숭아 역시 작년보다 일주일 가량 빠른 6월 중순부터 행사를 열어 6월 한 달간 매출이 작년보다 28.3% 늘었다.

이렇게 대형마트가 올 들어 제철보다 이르게 과일 행사를 선보이게 된 것은 올해가 예년보다 더위가 빨리 찾아오면서, 일조량 등 충분한 작황 조건이 갖춰져 대표 과일 산지들의 출하 시기도 전년 대비 2~3주 가량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올해 이상 기온의 영향은 여름 과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겨울 대표 과일인 딸기의 경우 12월 중순이 제철로 알려져 있고,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11월 말즈음 출하되지만 올해는 9월 중순까지 이어진 늦더위에 딸기의 생육이 빨라져 경남 산청·진주 등에서 예년보다 2~3주 가량 일찍 출하돼 벌써부터 딸기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채수호 롯데마트 과일MD(상품기획자)는 "올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상 고온의 영향으로 산지의 과일 출하는 점점 빨라질 전망이다"며 "사전 물량 확보를 통해 소비자에게 제철 과일을 보다 일찍 선보이기 위해 예년보다 한 달 먼저 산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