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표 생선인 '갈치' 가격이 최근 들어 4년 전 수준으로 크게 하락하면서 올 초 고공 행진을 하며 '金갈치'라 불리던 것이 무색해졌다.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갈치(5kg/상)'의 가락시장 10월 평균 도매 가격은 8만9268원으로 작년보다 24.6% 하락했다.
그동안 갈치는 2009년 이후 지속된 어획량 감소로 매년 꾸준히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 왔으나, 올해는 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
올해 갈치 가격의 하락 요인으로는 우선 어획량 증가를 꼽을 수 있다.
해양수산부 자료에서도 최근 5년간 1~9월 갈치 어획량이 매년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어획량이 작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올 여름에는 태풍 피해가 크게 없었고, 수온도 갈치가 활동하기 적합한 18도 수준으로 형성돼 하반기 이후 어획량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어획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한 반면, 7월 이후 어획량은 작년보다 50% 이상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산물 소비가 부진한 것도 갈치 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최근 일본 원전 사태에 따른 방사능 공포로 인해 국내산 수산물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에서도 갈치 매출이 전년 대비 8월 11.8%, 9월 9.3%, 10월 38% 감소했다.
이런 이유로 8월 이후 갈치 가격은 크게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귀포 수협의 '제주 갈치(10kg)'의 9월 가격을 살펴보면, 작년 8만9420원에서 올해는 6만6200원으로 25% 가량 하락했고, 상반기와 비교하면 30% 이상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수입산 갈치인 '세네갈 갈치(8kg)'의 시세가 3만20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산과 수입산 갈치의 가격 차이도 점차 줄고 있다.
이렇듯 어획량이 부쩍 늘며 제철을 맞았지만, 수요 감소로 대표 국민 생선인 '갈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제주 산지 어가들은 울상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마트는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 간 '제주産 갈치(냉동)'를 시세 대비 최대 반값 수준에 선보일 계획이다. 신한, 삼성, KB국민 카드로 결제 시, 제주산 갈치 1마리를 '중(230g내외)' 사이즈는 1900원에, '대(320g내외)' 사이즈는 4000원에, '특대(400g내외)' 사이즈는 7500원에 각각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이번 행사 물량으로 갈치 40만 마리, 총 100톤 가량을 준비했는데 이는 평소 일주일 행사보다 5배 가량 많은 수준이라는 것이 롯데 마트 측의 설명이다.
이경민 롯데마트 수산팀장은 "일본 방사능 공포로 인해 소비가 줄어 국민 대표 생선인 갈치 역시 가격 하락으로 산지 어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제철 수산물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도록 소비 촉진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