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석채 KT 회장이 12일 KT 서초 사옥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결국 사표를 제출했다. KT는 경영공백 최소화를 위해 표현명 사장(T&C부문장) 대표이사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이사회에 참석해 사표를 제출한 뒤 50분만에 자리를 떠났다. 이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준 임직원과 노조위원장, 노동조합, KT 고객과 주주 여러분께 그동안 고마웠다고 전하고 싶다"며 "KT 임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을 인생의 축복으로 생각하고 끝까지 잊지 않겠다"고 퇴임소감을 밝혔다.
이후 이 회장은 한꺼번에 몰린 취재진을 의식한 듯 지하 주차장으로 조심스럽게 빠져나갔다.
KT 이사회는 이날 이 회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표현명 사장을 대표이사 회장 직무대행으로 하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아울러 KT는 다음주 초 이사회를 열고 정관에 따라 CEO 추천위원회를 구성, 후임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절차에 착수한다. CEO 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7명 전원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다.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인 김응한 변호사를 비롯해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차상균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성극제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현락 세종대 석좌교수, 이춘호 EBS 이사장, 송도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표현명 대표이사 회장 직무대행과 김일영 코퍼레이트 센터장(사장) 등 2명이다.
후임 CEO는 CEO추천위원회가 재적위원 과반수(위원장 제외) 찬성으로 후보를 결정한 뒤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 여부를 결정한다.
KT 이사회는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후임 CEO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국민이 대주주이고 6만여 임직원들이 종사하고 있는 KT가 하루빨리 정상궤도에 올라 안정적인 고객서비스 제공 및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수사를 마무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같은 시각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KT 관련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감시단체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 회장의 후임 회장 선출과 관련 "더 이상 낙하산 인사가 아닌 통신공공성과 통신전문성에 부합하는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며 KT 이사회에 면담 요청한 것에 대해 수용할 것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