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오(32·한남체육관)가 아쉽게 세계챔피언의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손정오는 19일(한국시간) 제주그랜드호텔 특설링에서 WBA 밴텀급 세계챔피언인 가메다 고키(27·일본)를 상대로 선전했으나 심판 판정 2대 1로 패하고 말았다.
2006년 12월 지인진이 챔피언 벨트를 반납한 이후 7년 만에 한국인 세계챔피언 탄생을 기대했던 팬들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특히 한 차례 다운을 뺐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던 손정오로서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 패배였다.
이날 손정오가 만난 챔피언 가메다 고키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메다 복싱 집안의 장남으로, 3형제가 모두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해 기네스북에 올랐다. 특히 가메다 고키는 2006년 WBA 라이트 플라이급, 2009년 WBC 플라이급, 2010년부터 WBA 밴텀급 세계챔피언에 오르는 등 3체급을 제패할 정도로 커리어가 화려하다. 전적은 이날 경기 전까지 37승 17KO 1패였다. 이날 승리로 밴텀급 챔피언에서 8차례 방어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는 초반 손정오가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가 어렵게 풀려갔다. 가메다 고키는 빠른 발과 주먹으로 손정오를 당황케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손정오는 안정감을 찾아갔고 4라운드 이후 경기가 급변했다. 손정오의 날카로운 주먹이 가메다 고키의 안면을 강타하기 시작했고, 5라운드에는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적중하며 가메다 고키를 휘청하게 했다.
6라운드에도 손정오의 승기가 이어졌다. 가메다 고키는 지친 모습을 보였고 손정오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7라운드부터는 공세를 펼치던 손정오가 오히려 지친 모습을 보였고, 가메다 고키는 빠른 연타로 주도권을 뺐기 시작했다. 8라운드에서도 다소 손정오가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손정오는 9라운드부터 다시 공격적인 모습을 이어가며 10라운드에는 다운도 한차례 뺐었다. 하지만 이후 승부에 결정을 낼 만한 결정타가 나오지 못한 것은 내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결국 심판은 가메다 고키의 손을 들어줬다. 경기는 제주도에서 열렸지만 일본 가메다 측이 주최한 대회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했다. 가메다 고키의 승리라는 판정에 일부 팬들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