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해보험의 대주주인 LIG그룹의 구자원 회장 일가가 LIG손보의 지분을 모두 팔아 사기성 기업어음(CP) 피해 배상금을 마련했다는 소식에 시장은 환호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LIG손보의 주가를 짓누르던 우려 요인이 사라졌으므로 향후 주가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IG손보의 주가는 나흘째 상승했다. 전날 13% 넘게 급등하면서 3만원대를 회복하고서 이날 3% 가까이 오르며 3만13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사기성 CP 발행으로 투자자 피해를 발생시킨 LIG그룹은 회장 부자가 구속되고 핵심 계열사인 LIG손보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경영권도 넘기게 됐다. 구자원 회장 일가는 이번 사태로 50년 가업을 접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잇달아 이번 소식을 반겼다.
현대증권은 LIG손보의 목표주가를 종전 2만9000원에서 4만원으로 올렸고 NH농협증권은 2만8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그동안 LIG손보의 주가를 짓누르던 우려 요인이 해소됐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고 경영권까지 넘김으로써 CP 피해자 배상 자금 등에 대한 불안이 해소됐다"며 "이로 인해 그동안 짓눌렸던 주가가 정상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IG손보의 주가는 경영진의 주기적인 전략적 실수와 보험금 지급여력(RBC) 비율 제고를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디스카운트 돼 거래됐다"며 "최종적으로 어떤 대주주가 들어설지에 따라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겠지만 소액주주 가치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보고서에서 "LIG손보가 다른 손보 경쟁사에 비해 저평가 받았던 원인인 ▲손해율 갭 ▲이익변동성 ▲자산운용 비효율 등이 없어지고 있다"며 "대주주 관련 불확실성도 단기적으로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으므로 향후 업종 내 실적 성장세가 가장 부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향후 LIG손보를 누가 인수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정길원 연구원은 "자본력에 여유가 많은 금융지주사나 다른 손보사가 인수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며 "누가 인수하는지가 주가 향방에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금융지주사 인수를 유력하게 본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사에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른 손보사가 인수할 경우 RBC 하락으로 추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이나 증권 쪽 지주회사에서 인수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LIG손보의 향후 경영진이 충분한 경영권 행사를 위해 자본확충을 추가적으로 할지 여부도 관건으로 떠올랐다.
정길원 연구원은 "자본규제가 강화되면서 LIG손보는 RBC 기준을 맞추기 위해 3000억원 이상의 자본 확충이 더 필요하다"며 "이번 지분 매각 규모가 21%에 불과하기 때문에 충분한 경영권 행사를 위해 50%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주주 대상 3자 배정 증자나 자사주(13.8%) 매입 등의 방식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LIG손보의 RBC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176.8%였다.
정길원 연구원은 "다만 이를 시행할 자본 여력이 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