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3% 후반 대 경제성장이 과연 가능할까."
연말을 앞두고 주요 경제연구소들이 내놓은 한국 경제전망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보다 경제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며 다소 낙관적인 수치를 제시했지만 신뢰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이는 무려 1%포인트를 넘나드는 '엉터리' 전망이 매년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정부당국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8%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LG경제연구원에 내놓은 3.4%와는 0.6%포인트나 차이난다. 한국은행(3.2%), 현대경제연구원(3.1%), KDI(3.0%)도 예측이 어긋난 것은 마찬가지다.
이같이 부실한 전망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011년 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2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7%다. KDI는 3.8%, 한국금융연구원은 3.9%로 각각 예상했다.
하지만 2012년 경제성장률은 겨우 2.4%에 불과했다. 많게는 1.5%포인트나 차이난 셈이다.
더 나아가 2009년의 경우 정부는 4%의 경제성장률을 점쳤지만 실제 성장률은 0.3%에 그쳤다. 예측치와 실제 수치간 괴리가 무려 3.7%포인트에 달한다.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 집단이 내놓은 전망치라고 도저히 믿기 힘든 결과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전망이라는 것은 과거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정치적 갈등, 자연재해, 글로벌 이슈 등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이 때문에 완벽한 전망을 내놓은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낮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경우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며 "되도록 낙관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15위를 자랑하는 경제규모를 지녔기 때문에 성장률이 1%포인트만 하락해도 일자리가 10만개나 줄어들고 2조원 가량의 세수 부족 사태를 초래한다. 엉터리 성장률 전망이 큰 경제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KDI는 올해 2.9%에 그쳤던 세계 경제성장률이 내년에는 3.6%까지 높아지는 덕분에 한국 경제도 내년에 3.7%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은행은 3.8%, LG경제연구원은 3.6%의 성장률이 제시했다.
우리 경제의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할 경제연구소들이 이번 전망으로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