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거리에 떨어진 지갑을 주운 후 경찰 지구대를 찾아 주인을 기다리는 동안 소파에 엎드려 공부를 한 찾한 초등학생의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라 인기를 끌고 있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부산 남천초등학교 4학년 김태호(10)군이 남부경찰서 대연지구대 소파에서 영어 책을 꺼내 놓고 엎드린 채 공부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사진은 김군이 지난 6일 오후 2시께 대연지구대 앞 횡단보도에 떨어진 정모(39·여)씨의 지갑을 주워서 주인을 찾아주라며 지구대를 찾았을 때 벌어진 모습이다.
당시 김군은 "경찰 아저씨, 이것 주워왔는데 돈 많이 들어 있어요. 주인 찾아 주세요"라며 지갑을 내민 뒤 "학원에 가야 한다"면서 곧바로 떠나려고 했다.
그러나 지갑 안에 현금 40만원과 상품권 등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한 경찰관이 기특한 마음에 "주인이 올 때까지 잠시 기다리라"며 김군을 붙잡아뒀다.
경찰관이 지갑 안에 있는 신분증을 이용해 주인을 수배하는 사이 김군은 가방에서 책을 꺼내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김보라 순경이 사진을 찍은 것이다.
김군은 1시간가량 뒤 정씨 남편 반모(43)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반씨가 "오늘은 가기 힘들다"고 해 결국 만나지 못했다.
반씨의 요청에 따라 2만원을 용돈으로 받은 김군은 "감사합니다"라고 깍듯하게 인사하고 지구대 문을 나섰다고 한다.
이 같은 보고를 받은 부산경찰청은 간단한 사연과 "지상 최대 훈초딩 김태호 어린이. 저도 마음속에 되뇌어 봅니다. 나중에 꼭 이런 아들 낳아야지.."라는 김보라 순경의 소회를 담은 글을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자 몇 시간 만에 무려 100만명 이상이 이 훈훈한 장면을 봤고, 오후 7시 30분 현재 9만3천여명이 '좋아요'를 클릭했다.
또 "고놈 멋지게 자랄 듯. 눈물이 날 것 같다. 참 멋진 초딩이다. 어른이 부끄러워진다"라고 극찬하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