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석채 KT 전 회장과 정준양 포스코 전 회장이 잇따라 자진 사퇴하고, 내년 상반기 국내 50대 그룹 상장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전문경영인 중 61명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재계 주요기업의 인사태풍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4일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의 '국내 50대 그룹 내 상장사 전문경영인의 2014년 상반기 임기 완료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동부 7명, 포스코 6명, KT 3명 등 25개 그룹사 61명의 CEO가 내년 상반기 임기 완료된다.
KT와 포스코는 사령탑이 교체되면 자연스레 경영진의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KT는 새 CEO로 외부 인사가 영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 만일 외부 인사가 선임될 경우 그룹 내 경영권 장악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라도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 외부 인사 출신 회장이 전무한 상황이어서 경영진의 대규모 인사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CEO 교체에 따른 어느 정도의 경영진 인사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T는 KTcs 임덕래 사장, 나스미디어 정기호 사장, KT서브마린 이재륜 사장 등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포스코는 박기용·김준식 사장을 비롯해 포스코강판 신정석 사장, 포스코엠텍 윤용철 사장, 포스코켐텍 김진일 사장, 포스코ICT 조봉래 사장 등이 내년 3월 재임기간이 공식 마감돼 이들의 연임여부가 주목된다.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부그룹은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등 주요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매각이 확정된 동부하이텍 오명 회장과 최창식·박용인 사장 등 3명이 내년 3월을 끝으로 공식 임기가 완료되면서 이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같은 달 임기가 끝나는 동부건설 이순병 부회장, 동부CNI 곽제동·이봉 대표이사,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동부증권 고원종 사장도 내년 초 연임 여부 등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인사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달 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그룹의 이번 인사는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미 올해 9월 이후 제일모직 패션사업의 삼성에버랜드 이관, 삼성SDS와 삼성SNS의 합병, 삼성코닝 지분 정리 등 많은 변화를 거치며 3세 경영권 승계 작업과 맞물려 삼성그룹의 인사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삼성SDI 박상진 사장, 삼성카드 최치훈 사장, 삼성물산 김신 사장 등의 공식 임기가 내년 3월이며, 삼성생명 박근희 부회장도 내년 6월까지가 임기 시점이어서 이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또한 삼성테크윈 김철교 사장, 삼성정밀화학 성인희 사장도 각각 내년 7월과 8월까지가 CEO 공식 재임 기간이어서 내년에 이들 중 어떤 CEO가 연임에 성공할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다.
이밖에 롯데, LG, 한화, OCI, KCC, LS그룹 등에도 내년 상반기 임기 만료를 앞둔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부진과 총수 공백 등의 이유로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여느 때보다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이들의 인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여부는 그룹 내에서 특정 의미를 담아 결정하는 만큼 끝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