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주에서 20대 한국인 여성 워킹홀리데이(워홀) 참가자를 살해한 용의자가 검거됐다.

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퀸즐랜드주 경찰은 한국인 워홀러 반모(22·여)씨를 살해한 혐의로 호주 청년 알렉스 로벤 맥이완(19)을 조사 중이다.

맥이완은 지난 24일 브리즈번 도심에서 반씨를 폭행한 뒤 인근 공원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반씨의 시신은 발견 당시 머리 부위가 크게 다쳐 피가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

약 6주 전 호주에 온 반씨는 브리즈번에서 새벽에 청소일을 해왔다. 사건 당일에도 청소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현지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반씨가 성폭행이나 강도를 당한 증거는 없다"며 "검거한 용의자를 상대로 현재 정확한 범행 동기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 총영사관 관계자는 "현지 경찰로부터 맥이완이 '아무나 닥치는대로 죽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며 "일종의 묻지마 살인"이라고 밝혔다.

올해 호주 대도시에서 아시아인을 상대로 한 인종차별 범죄가 잇따랐다. 이런 가운데 반씨의 살해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교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범인이 금품을 빼앗지 않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점 등으로 볼때 이번 사건 역시 인종증오 범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워홀 비자로 호주에 다녀온 오모씨는 "학생들이 영어 공부도 하고 여행도 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호주를 많이 찾는다"면서 "좋은 기회이긴 하지만 영어로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쉽지 않고 유색 인종을 차별하는 백호주의가 뿌리깊어 현지에서 생활하는 게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조선미기자 seonmi@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