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게임기인 콘솔의 인기 경쟁이 뜨겁다.
지난 18일 소니가 북미에서 선보인 플레이스테이션(PS)4는 출시 하루 만에 100만대가 팔렸다. 일주일 뒤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엑스박스 원' 역시 24시간 만에 100만대가 팔려 무승부를 기록했다. 양사는 최대 500만대 판매를 확신하고 있다.
두 기기는 게임은 물론 TV와 연결해 영화를 보고 컴퓨터처럼 이용할 수 있는 복합 기기로 진화했다. 엑스박스 원의 경우 스카이프 통화 기능을 추가해 말 그대로 홈엔터테인먼트 허브 역할을 한다.
그런데 두 제품이 한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까.
일단 소니가 다음달 17일 PS4를 49만8000원에 출시하기로 확정했다. 엑스박스 원은 아예 해를 넘긴다. 빨라도 내년 5월 어린이날을 전후한 시기일 가능성이 크다.
사실 콘솔게임기는 국내에서 그다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무엇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게임과 PC방 환경이 콘솔시장의 성장을 막고 있다.
온라인게임은 다수의 유저가 서로 소통하며 플레이하는 이른바 '열린 플레이'라면 콘솔은 혼자 하거나 가족이나 친구 2~3명이 즐기는 '닫힌 플레이'가 특징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보급률, 초고속인터넷 가입률에서 나타나듯이 한국인들은 게임을 하더라도 소통이 병행되는 것을 선호한다.
아울러 모바일게임이 대중화하고 있는 것도 콘솔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과 비용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휴대성이 가장 뛰어난 스마트기기가 게임을 접하는 첫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북미·유럽과 한국의 게임 문화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국내에서는 콘솔 게임을 '애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여기지만 해외에서는 온 가족이 즐기는 여가 문화로 생각한다.
게임 유저의 눈높이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온라인게임에서 만끽했던 화려한 영상과 그래픽, 극장을 방불케하는 실감나는 사운드, 질리지 않는 스토리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확장성이 낮은 콘솔 기기에서 이같은 만족감을 얻기는 어렵다.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는 "PS4와 엑스박스 원이 7년 만에, 그것도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나와 '콘솔이 부활했다'고 하기에는 이르다. 온라인게임의 완성도, 모바일게임의 편리함을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