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동차회사 푸조·시트로앵의 최고경영자(CEO) 필립 바랭이 거액의 특별 퇴직금을 결국 포기했다.
필립 바랭 푸조·시트로앵 그룹 회장은 특별 퇴직금 명목으로 자신에게 지급될 예정이었던 2100만 유로(약 303억원)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일간지 리베라시옹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랭 회장은 "프랑스 국민의 여론 분열을 막기 위해 포기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바랭 회장의 발표 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회사의 상황과 푸조 노동자들의 희생 등을 고려하면 현명한 결정이었다"면서 환영했다.
11%가 넘는 기록적인 실업률과 임금 동결 등 프랑스 경제 사정이 어려운 가운데 바랭이 받기로 한 퇴직금은 많은 프랑스인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푸조 그룹이 공장 문을 닫고 직원을 감원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긴축을 추진하는 중이라 노조와 정치권의 비판이 거셌다.
전날 푸조 그룹의 노동총연맹(CGT)노조는 바랭 회장이 특별 퇴직금 명목으로 2100만 유로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조·시트로앵이 최근 경쟁업체인 르노의 제2인자였던 카를로스 타바레스를 새 회장으로 선임하면서 바랭 현 회장은 내년에 퇴임한다.
노조의 주장으로 퇴직금이 논란이 되자 피에르 모스코비시 프랑스 재무장관도 "금액이 부적절하다"면서 "푸조는 퇴직금에 대한 세부사항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바랭 회장은 "2100만 유로는 회사가 매년 내게 30만 유로(약 4억3300만원)의 연금을 주려고 적립해 둔 금액일 뿐"이라면서 "지금이나 나중에라도 2100만 유로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버텼으나 결국 여론에 밀려 포기했다.
유럽 자동차 시장 의존도가 높은 푸조 그룹은 지난해 유럽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 등으로 50억 유로(약 7조13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푸조 그룹은 경영난에서 벗어나고자 1만 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하기로 했으며 내년 말 프랑스의 올내이 수보아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