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가 이미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달러와 금, 미국 시중금리가 동시에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더스오디오 대표 벤 릭텐스타인은 "미국의 양적완화(QE)가 이미 축소 상태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공식 발표만 기다리고 있지만, 연준이 이미 QE 축소를 공식화하기 전에 필요한 조치들을 취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전세계 투자자들은 QE 축소 시기와 규모를 두고 '갑론을박'을 거듭해왔다. 일각에선 올해 말이나 내년 3월을 거론하는가 하면 오는 2015년까지 QE 축소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릭텐스타인은 "연준이 축소 발표 전에 상당수 조치를 완료했을 것"이라며 "사실상 축소 시기에 대해선 기대감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세 가지 근거 요소로 ▲달러 약세 ▲금값 하락 ▲시중금리 하락 등을 꼽았다.
우선 달러 약세가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의 상대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인덱스)의 경우 지난 3주간 1%포인트가량 떨어졌다. 미국 내 시중금리가 떨어지는 것도 QE 축소 조짐 중 하나다. 10년 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이달 중순 지난달보다 0.3%올라 2.8%를 기록한 뒤 지난주 다소 하락해 2.73% 언저리에서 머물렀다.
금값 하락 역시 QE 축소의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판단했다. 현재 국제 금 가격은 지난달보다 8% 가량 하락한 상태다. 릭텐스타인은 "금리와 금값의 하락세에서 QE 축소가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며 "향후 금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ECB, 양적완화 축소..유로존 경제 '타격'
이런 상황 속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연준의 QE 축소로 유로존 경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ECB는 27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유로존 정책결정자들이 연준의 '테이퍼링'(경기부양책 축소) 충격파에 대비 태세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CB는 "5월부터 글로벌 채권시장에선 폭넓은 가격 재조정이 있었다"며 "이는 주로 미국에서 통화정책상 변화 전망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외환시장은 변동성이 증가했고, 신흥경제국들의 환율 폭등 사태로 인해 긴장감도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도 이날 리포트에서 "만일 연준의 통화 정책 변경으로 터키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이 큰 타격을 받는다면 이는 다시 유로존에도 큰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P의 유럽 담당 책임자인 쟝-미셀 식스는 "유로존에 대한 외부적 충격, 즉 신흥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일찍 꺾일 경우 유로존은 또 한차례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연준은 다음 주 발표될 고용지표가 충분하게 양호할 경우 빠르면 다음 달부터 경기부양책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