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검색포털 시장은 전형적인 골리앗과 다윗의 대결 구도다. 1위 네이버와 2위 다음의 점유율을 합하면 90%다.
4위 네이트와 5위 줌닷컴의 합계 점유율은 2%에 그친다. 글로벌 포털 시장을 평정한 구글(국내 3위)을 제외하면 90%와 2%의 싸움인 셈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트를 서비스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싸이월드와 2000만 가입자를 확보한 카메라 앱 '싸이메라' 사업을 분사하기로 했다.
점유율이 1%대에 머물지언정 광고수입이 가장 많은 검색포털 네이트를 끌고 가기로 한 것이다. 3분기 광고 수입이 127억원으로 네이버(3325억원)에 한참 뒤지지만 사실상 마땅한 수익원이 없는 싸이월드나 싸이메라보다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네이트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네이버, 다음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거의 매분기 증가하고 있지만 SK컴즈의 경우 8분기 연속 적자에 빠졌다.
특히 성장은 이어가고 하락도 반복하는 검색포털 산업 특유의 관성을 감안했을 때 네이트가 하극상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이 회사의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PC메신저 '네이트온'도 80%대의 점유율을 자랑했지만 카톡PC 버전의 등장으로 60%대 후반까지 후퇴한 상황이다.
인기 온라인게임 '카발'의 성공으로 일약 중견 IT기업으로 떠오른 이스트소프트가 서비스하는 신생 포털 줌닷컴도 어려운 길을 걷고 있다.
0점대 점유율에서 최근 1%대 진입에 성공했지만 이제부터 더 힘든 싸움을 해야한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컴퓨터 백신 '알약'에 줌닷컴을 시작화면으로 설정하는 기능을 통해 유저를 확보한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알약을 사용하는 사람은 1300만 명으로 알려져있다.
문제는 네이트와 줌닷컴 모두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검색만 해도 정확성과 데이터의 양이 서비스 품질과 비례하기 마련인데 이들 브랜드가 네이버나 다음과 경쟁하기는 현실적으로 버겁다.
결국 네이버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아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검색 포털 관계자는 "종합 포털로는 승산이 없다. 여성·노인, 여행·요리·육아 등의 전문 포털로 거듭나는 게 낫다. 지금은 국내에서 사라진 라이코스, 엠파스, 야후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