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1월 2일 1063.50원(종가 기준)으로 시작했던 환율은 10일 만에 1050원대로 떨어지더니, 11월 29일 현재 달러당 3.3원 내린 105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하락세가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증권 투자전략부 강현구 선임연구원(사진)은 지난 28일 메트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하락하며 연저점 수준에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환율이 하방경직성을 보이면서 시장의 쏠림현상도 일정부분 완화된 상태"라며 "현재 환율수준이 지지될 수 있는 요인이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심 뿐이라는 점에서 내년 환율 역시 요주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출 실적의 악화다. 환율이 1000원 이하로 내려가면 한국 경제 성장의 근간이 되는 수출 실적이 악화돼 내년 경제 회복세에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환율 수준만 놓고 보면 현재 상황은 지난해 말의 데자뷰"라고 회상한 뒤 "지속되는 경상수지 흑자로 환율의 1000원 하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원화 강세(환율 하락)의 요인으로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순매수 확대 ▲글로벌 달러 약세 등을 꼽았다. 우선 20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대부분의 신흥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대표적 수혜국인 한국에 대한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확대됐다. 그는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시행 지연으로 인해 글로벌 달러의 약세가 지속됐다"면서 "이런 원화 강세요인은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당분간 환율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강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내년 원달러 환율은 '상저하고'의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내년말 원달러 환율은 1060원, 연평균 환율은 1044원을 제시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