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72세 남편과 27세 아내의 세대를 뛰어 넘은 사랑이 화제다.
이들의 만남은 2001년 원창린(文長林)이 장펑(張鳳) 아버지의 병 치료를 위해 그의 집을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후난성 창샤시에서 '동네 의사'로 불리는 원창린은 정식 의사는 아니지만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다.
장펑의 아버지는 중풍으로 병석에 누워있었고, 장펑 역시 우환이 있는 가정에서 자라면서 어린 시절부터 두통과 근육 경련을 달고 살았다. 아내를 여의고 혼자였던 원창린은 아예 장펑의 집에 머물면서 장펑 부녀의 병을 치료했다.
2006년 장펑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지만 그는 계속해서 장펑을 돌봤다. 두 사람은 2001년부터 2009년까 지 8년간 함께하며 서로 의지하게 됐다. 하지만 장펑이 성인이 되고 건강을 회복하면서 집에서 남편감을 찾기 시작했고, 더 이상 자신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 원창린은 그 집을 떠났다.
하지만 장펑은 집에서 정해준 선자리를 마다했다. 그는 "가족들이 내 인생을 결정할 수 없다. 원창린과 있으면 마음이 안정된다. 나를 구해준 사람"이라며 가족들의 반대와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을 무릅쓰고 원창린과 함께 살기로 결심했다. 결국 장펑은 원창린을 찾아가 사랑을 고백했다.
원창린은 나이 차이가 너무 나고 마을에서 뒷말을 할 것을 걱정해 처음에는 장펑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장펑이 짐을 싸서 그의 집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이전처럼 같이 생활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장펑은 임신했다. 원창린은 손녀 뻘인 장펑이 자신의 아이를 낳으면 집안의 질서가 무너질 것이고, 또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아이를 장펑이 혼자 돌봐야 하는 상황을 걱정했다. 하지만 아이를 낳아 키우겠다는 장펑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올해 4월 17일 둘은 합법적인 부부가 됐고 지난 8월 아들 톈톈이 태어났다. 3남 1녀를 둔 원창린은 늦둥이 아들의 출생을 "인생 최고로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던 장펑의 어머니(66세)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손자까지 낳았는데 어쩌겠느냐"며 딸과 함께 살면서 손자를 돌보고 있다.
장펑은 "우리 사이에 특별한 낭만은 없다. 평범한 삶이지만 남편과 함께하는 일상이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