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중·주원 주연의 영화 '캐치미'는 연말에 연인들이 보기에 알맞은 로맨틱코미디물이다.

촉망받는 프로파일러 이호태(주원)가 10년 전 첫사랑이었지만 이제는 전설의 대도가 된 윤진숙(김아중)을 우연히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이호태는 윤진숙을 검거해야 하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감정 때문에 도피를 돕는 처지가 된다.

경찰과 도둑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범죄극의 성격을 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첫사랑과의 재회에 초첨을 맞춘 풋풋한 사랑 이야기다. 자칫 진부할 수 있는 경찰과 범죄자의 사랑에 '10년 전 만난 첫사랑이 도둑이라면?'하는 상상을 가미해 색다른 로맨틱코미디를 만들었다.



그러나 짜임새 있게 잘 만든 영화 혹은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영화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설정은 나쁘지 않으나 세부 상황에 대해 어설프게 묘사하고 넘어가는 부분들이 종종 눈에 띈다.

이호태가 인형 탈을 쓰고 검거의 위기에 처한 윤진숙을 달아나게 돕는 장면은 유치하고, 윤진숙의 어설픈 요리로 인해 이호태의 바지의 중요 부위에 불이 옮겨 붙는 장면은 웃기려고 작정한 신 같은데 식상해서 웃음이 나지 않는다.

이런 영화를 십분 살려내는 건 김아중과 주원의 매력이다.



김아중은 첫사랑의 느낌을 간직하면서도 도발적이고 능청스러운 면모를 지닌 배역을 여자가 봐도 사랑스럽게 연기해 '로맨틱 코미디 퀸'으로서의 면모를 뽐낸다. 전작 '미녀는 괴로워' '나의 P.S 파트너' 등에서 보여준 김아중 특유의 매력이 이번에도 잘 드러난다.

특히 이번에는 몸매가 완전히 드러나는 보디수트를 입고 와이어 액션을 펼쳐 '도둑들'의 전지현 못지 않게 섹시한 도둑의 매력을 뽐낸다.

드라마 '각시탈' '굿닥터' 등에서 연기력을 뽐내며 자타가 인정하는 '대세남'이 된 주원은 첫 스크린 주연작인만큼 배역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은 아니지만 매력만큼은 제대로 발산했다. 윤진숙에게 들려주고자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열창하는 모습은 여성 관객의 마음까지 뺏기 충분하다. 12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