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5일 한국을 투자 안전자산으로 분류하며 한국 경제가 노동시장과 서비스업 부문에서 과감한 개혁을 시도하면 향후 10년간 연 3.5~4%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노령화 등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현재 5% 수준인 경제 성장률이 2025년에 2%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이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소천국제회의실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의 대화'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19세기가 유럽의 시대, 20세기가 미국의 시대였다면 21세기에는 아시아가 중심이 될 것"이라며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80%는 아시아로 가고 싶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외환위기 이후 높은 은행 건전성, 낮은 인플레이션·이자율 등 위기에 강한 나라가 되면서 투자 안전처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7~3.8%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테이퍼링 전망에 대해서는 "테이퍼링 시행은 미국 경제가 나아졌음을 의미하는 좋은 신호"라면서도 "테이퍼링의 영향은 정확히 예측할 수 없고 그 실행도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라가르드 총재는 한국이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중장기적으로 노령화, 비정규직·여성 등 고용시장 개선,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의 여러 도전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정 합의, 청년실업 해소,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여성과 남성간 급여 격차 개선, 유연근무제의 확산 등이 한국의 중장기적인 잠재성장력 강화에 중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의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은 한국 제조업의 50% 수준"이라며 "전기·전력 부문은 민영화를 통한 경쟁 도입이 필요하며 정부의 지원은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외 중소기업 육성 등을 달성하면 한국의 향후 10년간 잠재 경제성장률이 연 3.5~4%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노령화와 불균형적인 성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현재 연 5%대인 경제 성장률이 오는 2025년에 2%대로 떨어질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연 5%대 성장을 바라는 한국인들은 이같은 전망치를 부족하게 여길 수 있다"며 웃음지었다.
그는 이번 정부의 창조경제의 취지에 동의하는 뜻을 전하면서 "창의적 생각이 창의적인 성장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김현정기자 hjkim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