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내년부터 주택시장이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꾸준히 빠진데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시장 부양정책의 영향으로 "최소한 지금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그동안 건설사의 발목을 잡아온 민간 주택시장의 회복이 점쳐지면서 최근 몇 년간 내리막길을 걸은 건설업종 주가도 반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두산건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낙폭이 컸던 업체들의 투자자 위주로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주택시장의 회복이 건설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어도 당장 주가를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조동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사진)은 지난 6일 메트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복이 상승을 의미하는 게 아닌 만큼, 철저히 회복 차원에서 접근에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 이상 2005~2007년과 같은 폭등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분양물량을 확대해 건설사가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형성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주택산업연구원이 전망한 2014년 주택 가격 상승률은 전국 1.1%, 서울 1.4%에 불과하다.
조동필 연구원은 "시장이 회복된다고 건설사들이 바로 수익을 거두고,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미착공PF나 미분양 등에서 발생하는 잠재적 부실을 덜 수 있고, 이에 따른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대형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시장이 아닌 해외나 신사업으로 성장 동력을 전환했고, 그에 대한 성과가 서서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일부 업체가 해외에서 얻은 부실로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최근 시장·공종 등이 다변화되고 있어 또다시 이런 일이 재연될 가능성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여전히 중동지역의 수주액 236억 달러로 많았지만 아시아와 북미지역에서의 수주액도 227억 달러와 62억 달러에 이르렀다.
조 연구원은 "과거 수익성이 안 좋은 사업도 마구잡이로 수주해 외형만 키웠다면 지금은 건설사들도 내실 있는 사업장을 선별 수주하는 안목이 생겼다"며 "해외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대형건설사들의 주가가 내년부터 서서히 상승하면, 그 이후에 주택시장 회복과 맞물려 중견건설사의 주식시장 성적도 좋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어느 업종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건설의 경우 오랜 침체를 거친 뒤 이제야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정도"라며 "원론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접근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